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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최악의 개막식에는 동의할 수 없어도 국민을 속인 88올림픽 조직위에는 화가난다

by 썬도그 2012.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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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 참 귀 얇고 주체적이지 못해요. 아니 타임지가 역대 최악의 개막식을 88올림픽이라고 지목했다고 화가나고 창피스럽나요? 아니 저 변방의 아프리카 일간지가 최악의 개막식을 88올림픽으로 지목하면 기사화도 하지 않으면서 미국 타임지가 그렇게 지목하면 대번에 최악의 개막식이 되어버리나요?
 
타임지가 최악의 개막식이라고 지목하면 그게 객관적 사실이 됩니까? 물론 타임지가 한국의 언론들 보다는 신뢰도가 높은 권위있는 언론이긴 하지만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저는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물론 88올림픽 개막식이 화려함이나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돌이켜 보면 당시는 저도 박수치고 봤지만 다시 보니 그냥 밋밋하기만 했네요

 

88올림픽은 80년 모스코바 올림픽때 미국이 우두머리인 서방국가들이 올림픽을 보이콧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아프카니스칸을 소련이 침공한데 대해서 미국의 항의였고 서방국가들은 미국에 동조했습니다. 물론 한국도 출전을 안했죠.  지금은 미국이 아프카니스탄을 침공 했는데 역사란 참 아이러니 합니다. 

이런 선빵에 소련은 84년 L,A올림픽 때 동구권 국가와 함께 올림픽 출전을 보이콧 합니다. 한 대씩 주고 받은 것이죠.
이렇게 서방국가와 동구권 국가 사이의 알력 싸움으로 변질된 올림픽은 큰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88올림픽이 열렸고 당시의 노태우 정권의 북방정책과 함께 두 이념집단간의 화해가 이루어졌습니다. 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도화선이 88올림픽이라고 했다면 너무 과대포장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과대포장이라고 생각해도 전 이 88올림픽이 소련의 붕괴라는 공산권 국가의 붕괴에 큰 촉매제 역활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88올림픽은 전두환 정권이 국민들의 관심을 스포츠에 쏠리게 하기 이한 우민화 정책 중 하나로 만들어졌습니다. 
80년대에 프로축구와 프로야구가 생겼고 올림픽을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개발도상국가가 거대한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를 한다는게 무리가 있어 보였지만 아디다스 회장을 잘 구워삶고 로비를 통해서 한국이 올림픽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88올림픽은 긍정적인 면도 많고 부정적인 면도 많았습니다. 긍정적인 면이라면 한국의 인지도를 올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죠. 가수 박정현이 88올림픽 이후에  자신을 중국인이나 일본인이 아닌 한국인임을 알게 되었다고 할 정도로 전 세계에 한국이라는 이름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88올림픽 때문에 판자촌을 강제로 허물고 허물지 못한 곳은 성화봉송로라는 이유만으로 거대한 판자로 가림막을 쳐서 카메라가 판자촌을 찍지 못하게 했습니다. 88올림픽 행사기간에는 엄청난 경찰력을 동원해서 길거리에서 보행자를 통제 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올림픽때 우리가 감추고 싶었던것들 에 자세하게 다루었습니다.

 

 

 

올림픽 개막식에 집중하도록 하죠. 88올림픽 개막식은 거대한 마스게임과 태권도 집단 군무, 굴렁쇠 소년의 굴렁쇠(작년인가 1박2일에 나왔죠)가 있었고 선수단 입장과 성화 점화 그리고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를 합창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볼만한 꺼리가 많지 않았지만 당시는 조마조마하면서 봤습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가 한국을 본다는 이유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숨죽이며 봤죠. 만약 88올림픽이 실패하면 한국은 선진국으로 가는 사다리가 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도 88올림픽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고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의 화합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물꼬를 튼 올림픽이 되었기에 개인적으로 큰 성공으로 보고 싶습니다.  당시 마스게임을 보면서 줄이 비뚤어졌다느니 하면서 감상했던 기억이 나네요

오륜기가 오르면서 올림픽 찬가인지가 불리워졌고 노래가 끝난 후에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날려졌습니다. 지금은 날리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평화의 상징이라고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가 있으면 의례적으로 날렸습니다. 거대한 비둘기들은 88 올림픽경기장을 돌고 밖으로 나갔어야 합니다. 그러나 주 경기장이 재떨이 처럼 생겨서 외부로 빠져 나가는게 쉽지는 않아 보이더군요

 

88올림픽의 최종 성화주자에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당일 날 성화 주자가 알려졌습니다.  손기정옹이 들고 들어온 성화는 임춘예가 받아 들었고 주 경기장 트랙을 돈 후 최종 성화주자에게 넘겨졌습니다. 

정선만, 김원탁, 손미정이라는 생소한 이름들이 불리워졌고 올림픽 성화식 최초로 3명이 동시에 점화를 하는 형태로 점화를 했습니다. 지,덕,체를 상징한다고 했던것 같은데요.  아무튼 3명이 승강기를 타고 성화대 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비둘기들이 성화대 위에 있었습니다. 다른 대회와 달리 성화대가 큰 그릇 모양이라서 비둘기들이 많이 않아 있더군요. 
저 비둘기 어쩌지?  어쩌나?  당시 저는 그 걱정을 참 많이 했습니다.  날아갈까?  

 

어떠한 조치도 없더군요. 아마 리허설때는 비둘기를 날리지 않아서 이런 체크를 꼼꼼하게 하지 못했나 봅니다. 그럼에도 체크 했어야 했습니다. 꼼꼼하게 체크 했어야 하는데 휴먼 에러에 의해서 그냥 진행 되었습니다.

 

불이 붙었고 비둘기들 일부는 미리 날아갔지만 몇 마리는 타 죽었습니다. 쩝~~~~ 어쩔 수 없죠. 뭐.. 하지만 이건 분명 보기 좋은 풍경이 아닙니다.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를 태워버리는 개막식?  결코 기분 좋게 볼 수 없습니다. 차라리 이런 것을 발견 했으면 좀 멀리서 카메라로 담았으면 좋겠지만 그게 또 그럴 수 없는게 성화 점화의 순간은 가깝게 잡아야 합니다.

 

 

 

결국 비둘기 몇 마리는 타 죽었습니다. 
이 모습 때문에 타임지는 최악의 개막식이라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동의할 수 없습니다.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이걸 의도한 것도 아니고 예상치 못한 모습이기에 최악이라고 하긴 힘듭니다. 물론 개막식 전체를 보더라도 크게 좋은 개막식은 아니라고 해도 최악은 아니죠.  오히려 히틀러가 자신의 야욕을 드러낸 베를린 올림픽 개막식이 더 추악스럽지 않을까요? 

하지만 전 이 점화식에 대해서 화가 나는게 하나 있습니다. 이 비둘기에 대한 걱정은 많은 국민들이 했었습니다. 친구들하고 만나서도 비둘기 죽은거냐? 서로 묻곤 했었죠.  이 모습을 알았는지 올림픽 조직위 고위층이 KBS 대담 프로에 나와서 비둘기에 대해서 언급했습니다. 비둘기 타 죽었다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군요.  그 이유는 다 날아갔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이 말은 당시 아나운서들도 했던 것으로 기억되고  몇번이나 비둘기 안 죽었다고 한 말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이 말은 거짓말이였습니다. 그 거짓말은 몇년 전에 뉴욕 타임즈를 통해서 알았는데 실제로는 타 죽었다고 하네요. 저는 그 거짓말에 화가 납니다. 비둘기가 타서 죽었다고 하면 안되었을까요? 그냥 진실되게 말했으면 안되었을까요? 왜 뻔한 거짓말을 했을까요? 공명심 때문일까요?

 

아무튼 전 이 88올림픽 성화점화식이 보기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최악이라고 평가를 한 타임지의 말에 동의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비둘기 안 죽었다고 거짓말한 당시 아나운서와 올림픽조직위의 거짓말은 평생 기억남을 듯 하네요. 권력자들의 거짓말은 많은 사람들을 속일 수 있기에 책임도 큽니다. 

거짓말 잘하는 사람일수록 더 높은 권력을 차지하는 요즘이라서 더 짜증나는 것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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