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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왜 우리는 내 생각과 다른 영화리뷰를 보면 분노하는가?

by 썬도그 2012.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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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아니라고 봐요. 아무리 베인이 조커보다 못하다고 하지만 베인이 근육맨일 뿐이라고 하는 말은 틀린 것 같아요. 영화 다시 보세요!

2012/07/21 - [세상 모든 리뷰/영화창고] -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최대 약점은 조카보다 한참 못한 베인

라는 글을 썼습니다. 저는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보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베인이 한참 못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후반의 대반전에 큰 충격을 받은 이유 때문이 가장 클 것입니다. 모든 것을 꽤 뚫어보는 무릎팍 도사인줄 알았는데 그런 통찰력이 없음에 대실망을 해서 근육맨이라고 칭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어떤 분은 베인이 조커보다 더 좋다고 할 수있습니다.


나의 취향과 다른 사람의 취향이 같길 바라는 편협스러운 사람들

우리는 영화를 보고 난 참 재미있게 봤는데 친구가 참 재미없게 봤다고 하면 좀 화가 납니다. 
내가 메고 다니는 가방이 난 참 좋은데 내 친구가 내 가방을 보고 너무 촌스럽다고 하면 좀 화가 나죠.  

왜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남이 싫어하면 왜 화가 날까요?
그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 나를 너무 투영했기 때문입니다.  

내가 신고 있는 신발은 나의 일부이며 내가 입고 먹고 보는 것들을 나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나의 일부를 비판하거나 싫어한다고 하면 나를 싫어한다는 소리로 우리는 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내 친구가 혹은 모르는 사람이 인터넷에 내가 본 영화 리뷰를 읽고 내가 극찬한 영화에 대해서 '난 그 영화 별로던데요' 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건 전혀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재미있고 극찬한 영화도 남들은 싫어할 수 있습니다.

아니 내가 좋아한다고 모든 사람이 좋아할 이유는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데 왜 넌 안 좋아하냐고 윽박지르는 것은 생각의 강요를 요구하는건데 이런 행동은 편협스럽고 옹고집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내 취향과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죠. 세상 모든 사람들이 취향이 같다면 같은 제품만 먹고 같은 제품만 쓰고 같은 것만 보고 같은 것만 사게 되고 그런 세상이 바로 획일화된 사회 아닐까요? 그 세상은 지옥이 따로 없을 것입니다. 한마디로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것을 먹고 같은 생각을 가지길 바라는 군대와 다름이 없습니다. 군대에서 무슨 취향이 필요합니까? 주는대로 먹는 곳인데요

따라서 난 그 신발 싫던데! 그 영화 난 재미없게 봤는데 라고 친구가 말하면 나와 취향이 다르구나라고 넘기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왜 싫은데! 까지는 좋으나  날 디스한다고 생각하고 니가 신고 있는 신발도 난 싫어라고 되받아치면 그건 쪼잔한 행동이자 감정의 노예가 되는 것입니다.

정작 화를 내야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친구가 내가 극찬한 영화를 보고 난 후 난 그 영화가 별로던데.  니 생각이 틀린 것 같다라고 할때는 분노해도 됩니다.


취향이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니가 틀렸다고 하는 사람들

우리는 사람마다 취향이 다 다릅니다. 같은 가족이라도 일란성 쌍둥이라도 취향은 다 다릅니다. 취향이라고 하는 것은 개인의 기질과 함께 경험이 녹아들었기 때문에 세상 모든 사람이 취향이 완벽하게 동일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은 있지만 하나하나 따지고 들면 똑같은 취향은 없습니다. 이런 이유는 경험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인생의 지문이 다 다르듯 취향도 그 사람의 성격과 경험 등에 의해서 다 다릅니다. 그런데 한국사회는 취향을 강요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점심시간에 근처 식당에 갔다고 칩시다. 시간 없다면서  짜장면으로 통일해 버리거나 짬뽕으로 통일하기도 합니다. 
난 짜장면이 싫지만 상사의 취향에 맞춰서 먹을 때가 있죠.  특히 이런 취향의 강요는 상명하복 사회인 한국사회에서 더 만연해 있습니다. 난 싫은데! 상사가 좋다고 하면 상사 취향에 맞춰야 하는 게 한국입니다.  생각이 있는 상사라면 자신의 취향을 아랫사람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하지만  한국의 상사라는 분들은 올챙이 적 생각은 잘 못하기에 부하직원의 취향을 잘 헤아리지 못합니다.  좋은 상사는 부하의 취향과 의견을 잘 경청하고 잘 기억합니다. 

남의 취향을 무시하는 것까지는 그렇다고 넘어가죠. 가장 심각한 사람들은 남의 취향에 틀렸다고 하는 것입니다.
내가 본 영화의 감상과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리뷰를 보면 화가 납니다. 그리고 그 리뷰에 악담을 담은 댓글을 씁니다.

너의 생각과 취향은 틀렸다라고 적습니다. 
단  잘못 인지된 사실로 부터 불어난 생각은 지적할 수 있습니다. 사실과 거짓을 가지고 글을 쓰고 거짓된 정보로 부터 발생한 생각은 지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적 관계에 문제가 없는 글에 대해서 단지 나와 다른 생각을 했다고 화가 나는 사람들은  자존심도 자신감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고 말하는 자가 강한 사람이다

어제 '힐링캠프'에서 안철수 원장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김제동이 청년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뭐냐는 물음에
"어떤 사람을 입사시키나요?" 라는 질문이 가장 많은 질문이었다고 하면서 자신의 외국인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 외국인 친구는 딱 하나만 보고 입사를 시킨다고 합니다 그 딱 하나란
"내가 틀릴 수 있다"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감이 있는 사람만이 그런 말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는 것은 큰 자신감이 뒤에 버티고 있기에 틀렸다고 말해도 나라는 존재가 허물어지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뭐 한국 같은 사회에서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고 말하면 우유부단하거나 능력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생각이 하나의 성처럼 닫혀 있는 사고방식이 아닌 개방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표현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내 생각이 옳고 절대로 내 생각을 틀릴 수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성처럼 사고방식이 갇혀 있어서 외부와의 소통을 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저도 이런 성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질때가 많긴 합니다. 조금씩 바꿔갈려고 노력중인데요. 그게 단박에 되지는 않네요

오늘도 자신의 취향과 다르다고 손가락질 하고 네가 틀렸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말해주세요. 네가 틀렸다가 아니라 '넌 나와 다르구나'라고 말하라고요. 네가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약한 사람들입니다. 닫혀 있는 생각의 성문이 열리면 모든 게 무너지는 사람들입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내가 재미있게 봤는데 남들이 재미없게 봤다고 해도 화내지 말고 반대로 남이 재미있게 본 영화를 내가 재미없게 봤어도 서로 의견교환만 하지 틀렸다라고 하지 말길 바랍니다.

타인의 취향에 틀렸다 맞았다라고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마치 니 얼굴은 틀렸어~
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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