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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자영업인들의 대형마트 불매운동이 성공하기 힘든 이유

by 썬도그 2012.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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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가 편하죠. 주차공간 넓고 넓지 여름엔 에어콘 빵빵해서 하루종일 있고 싶을 정도로 환경도 좋고 식사도 할 수 있고 쇼핑도 하고 친절한 직원들이 '네네 고객님' 하죠. 대형마트가 전통시장 보다 좋은 점은 정말 많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전통시장은 점점 죽어가고 있고 대형마트는 그 주변 지역의 상권을 다 뺏어가면서 정점 커지고 있습니다. 
전통시장의 불편한점과 문제점 솔직히 많이 있습니다. 여전히 불친절한 상인들의 태도도 문제고 깔끔하지도 에어콘도 온풍기도 없는 공간적 문제도 있습니다. 전통시장 상인들도 아시겠지만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인상을 쓰고 고객과 큰소리로 싸우면 그 고객은 그 전통시장 다시는 안갑니다. 상인 한명한명이 시장이라는 큰 연대의식을 가졌다면  고객이 잘못하고 억지를 부려도 좀 참고 부드럽게 대할 수 있을텐데요. 그런게 없습니다.

연대의식이 느슨한 시장은 그냥 고객과 멱살잡이를 합니다. 하지만 대형마트는 진상 고객을 만나도 고개를 숙이고 죄송하다고 합니다. 억울해도 대형마트 이미지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대형마트는 점점 규모가 커지고 점포수가 늘어가지만 전통시장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대형마트가 커지면 전통시장만 쪼그라드는게 아닙니다. 대형마트에 동물병원이나 미장원등 우리 동네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하는 서비스들을 대형마트 속으로 들어가면 사람들은 점점 더 대형마트만 가고 거기서 쇼핑은 기본 여러가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동네 상권은 몰락하고 맙니다. 

잘 아시겠지만 대형마트가 성장하면 그 동네 상권은 몰락합니다. 


뿔난 자영업인, 대형마트 불매운동을 15일 부터 시작한다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 연맹과 유권자 시민행동은 숙박업과 유흥음식업 등 80여개 자영업단체 회원 2백만명과 함께 15일 부터 9개 대형 마트와 백화점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돌입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말이 2백만명이지 자영업자들의 가족들을 함치면 약 6백만명에 달합니다.


대한민국은 자영업 공화국

외국 아니 유럽에 갔다온 분들은 동네에 빵가게가 하나고 대체적으로 가게들이 많지 않아서 뭘 살려면 오래 걸어가야 한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한국 같으면 골목 마다 빵집에 노래방에 음식점에 횟집에 호프집 등등 돈이 없어서 못쓰지 쓸려고 하면 엄청나게 쓸 수 있을 정도로 가게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한국에 음식점이나 가게들이 많은 이유는 자영업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2008년 자료에 의하면 한국은 회사원이 1천5백만명 정도가 되고 자영업자는 7백 57만 정도가 됩니다. 회사원이라는 샐러리맨의 절반 정도죠. 하지만 자영업 하는 집들 대부분은 영세하고 영세하다 보니 아들이나 딸을 종업원으로 쓰기 때문에 실질적인 자영업 종사자는 이 보다 더 많습니다. 

이렇게 자영업이 많은 이유는 일자리 창출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있고 회사에서 은퇴 후 노후연금이나 연금으로 생활을 할 수 없으니 은퇴자금을 이용해서 묻지마 창업을 하기 때문에 많이 진 것도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흔하게 말하면  회사 때리 치우고 치킨집이나 해야겠다라는 안이한 생각도 한 몫하죠.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천명당 12.7개의 소매점이 있는데 미국의 1천명 당 3,2개에 비하면 4배나 높은 수치이고 우리와 비슷한 일본에 비해서도 1.5배가 더 많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자영업자들이 많다보니  시장 규모는 한정되어 있는데 여러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경쟁을 하다보니 서로 출혈경쟁을 하다가 자본력이 딸리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먼저 나가 떨어진다는 것 입니다. 그래서 지금 남아 있는 '파리바케트' 같은 대기업 체인 전문점만 살아 남고 나머지는 다 망하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 중에 자본력이 있는 자영업자들은 문제 없습니다. 서비스 좋고 가격 저렴하면 멀리서도 찾아오죠. 
문제는 영세 자영업자들입니다. 이런 분들은 큰 규모의 자영업자들과도 상대가 안되고 대형마트와도 상대가 안됩니다.

특히 영세식당들은 더 큰 문제입니다.

한국은 1천명당 12.2개의 식당이 있는데 반해 미국은 1,8개 일본은 5.7개입니다. 제 친구도 식당 해서 망한 친구가 몇명 있을 정도로 한국은 음식업이 너무나 많고 사람이 하루에 3끼 이상 먹지 않는 이상 심한 경쟁으로 인해 적자 운영을 하다가 적자에 바로 영향을 받는 영세 식당부터 문을 닫고 그 자리에 또 다른 영세 자영업자가 들어옵니다. 이러니 식당은 3개월 미장원은 8개월 주기로 망하고 새로 들어오고 망하고 새로 들어오고 하죠. 


통큰치킨이 몰고온 골목상인들의 분노

롯데마트에서 내놓은 통큰치킨은 많은 골목 상인들의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동네 치킨집의 공분을 쌓게 했죠. 하지만 이 통큰치킨을 반겨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들이나 서민들은 무척 좋아 했습니다. 

하지만 이 통큰치킨은 공생을 화두로 삼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심기를 건드렸고 결국은 청와대 관계자의 강한 어조의 말에 철수를 하게 됩니다. 싸고 맛좋은 치킨을 판다는데 왜 청와대가 나서서 반대하는지 이해가 안간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일견 맞는 말입니다. 싸고 좋은 제품을 왜 못 팔게 하는지 자본주의 국가가 맞나 의심할 정도로 정부의 규제가 심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이런식으로 대규모 자본의 달달함에 취해서 살다보면 자신의 삶은 황폐해지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물론 불과 물 처럼 닿으면 바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많은 사람들이 깨닫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어떤 길의 끝에 무지개가 있는지 낭떨어지가 있는지는 알아보는 노력은 해야 합니다


 연대의식이 무너진 현재가 IMF보다 더 삭막하다

작년에 금천구청에서 박경철 원장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박원장은 현재가 IMF때 보다 더 삶이 힘든 이유를 연대의식에서 찾았습니다. 


치킨집을 하는 김씨 아저씨는 오후에 롯데마트 앞에 가서 '통큰 치킨'을 팔지말라면서 피켓시위를 주변 치킨집 사장들과 함께 했습니다. 그런데 그 김씨 아저씨는 저녁에 막내아들 신발을 사기 위해  홈플러스에 갑니다. 

이 모습에 어떤 생각이 드세요
대형 마트 횡포에 화를 내던 김씨 아저씨는 왜 홈플러스라는 다른 대형마트에 가서 신발을 살까요? 롯데마트에서만 안사면 되나요?  동네 전통시장에도 신발을 파는데 왜 동네시장을 이용하지 않고 대형마트에서 살까요?

이 김씨아저씨가 홈플러스라는 또 다른 대형마트에 간 이유는 이 김씨아저씨는 연대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니 누가 동네 치킨집의 시위에 동조를 합니까?


전통시장 상인들은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겠죠. 그러나 그 분들의 식구들 모두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살까요?
제가 예상컨데 아버지가 전통시장에서 가게를 해도 아들이나 딸은 마트나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것 입니다. 

또한 동네 빵집이 있음에도 아들이나 딸이나 부인은 파리바게트를 이용할 것 입니다. 또한 이마트 피자가 싸다면서 아이들에게 싸고 좋은 이마트 피자를 사서 먹일 것이고요. 

이렇게 연대의식이 없다보니 현재 서민들의 삶은 더 삭막해졌습니다. 
조금 더 비싸더라도 조금 더 서비스가 좋지 않더라도 동네 미장원과 동네 피자가게 동네 치킨집(실제로는 더 비싸지도 않아도 오히려 시장이 더 싸더라고요)을 이용해야 합니다. 

치킨집을 하는 김씨아저씨가 치킨 팔아서 번 돈으로 이웃 신발가게에서 아이들 신발을 사면 그 신발가게 주인인 박씨 아저씨는 신발 팔아서 번 돈으로 동네 빵집에 가서 빵을 삽니다. 그럼 빵집 주인인 양씨 아주머니는 그 빵팔아서 번돈으로 김씨 아저씨네 치킨가게에 전화를 걸어 양념반 후라이드반 치킨을 주문합니다

이게 동네 상권 생태계이고 이런 생태계에서 밝은 미소가 피어납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게 무너졌습니다

가끔 주문오는 치킨 배달로 번 돈으로 김씨 아저씨는  이마트에 가서 피자를 사고
가끔 오는 손님에게 피자를 판 박씨 아저씨는 피자 판 돈으로 롯데마트 가서 통큰 치킨을 삽니다.

이렇게 자영업자들 끼리 연대의식이 없으니 모든 돈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같은 대규모 자본에 빨려가게 됩니다. 


자영업자들의 대형마트 불매운동이 성공할려면 연대의식부터 가져라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600만명의 자영업자들의 마트, 백화점 불매운동은 성공하기 힘들 것 입니다. 
시니컬하게 보는 것도 있지만 이게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성공할려면 지금 당장 식구들 불러 놓고 앞으로 마트나 백화점 절대로 가지 말라고 엄포를 놓으십시요. 
그리고 설명을 해주세요. 왜 마트와 백화점을 가면 자영업자들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지를 설명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말이 600만명이지 저중에 마트 안가는 사람은 극히 일부나 많다고 해도 자영업을 직접 하는 분들만 참여할 것 입니다.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지금 당장이라도 가족들에게 동네 가게를 이용할 것을 실천해야하며 본인들 부터 이마트 피자나 마트표 치킨등을 사 먹지 않으셔야 합니다

또한 서비스에 대한 개선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서비스 마인드가 좋지 못한 자영업자들도 있습니다. 신뢰는 모드 합심할때 구축되는 것 입니다.  지금이라도 실천하십시요. 연대의식을 가지고 또 다른 동네 자영업을 하는 분들의 가게를 열어서 지갑 속의 돈을 지불하세요. 그 돈은 돌고 돌아 당신들의 가게로 다시 돌아 올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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