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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과학과 신의 존재를 근엄하고 웅장하게 질문한 프로메테우스

by 썬도그 2012.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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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은 SF 거장입니다. 글래디에이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지만 그의 전공과목은 SF영화입니다. 영화 '에이리언'과 '블레이드 러너'를 통해서 그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블레이드 러너'는 SF 명작중에 명작이죠. 

그가 다시 SF영화를 찍는다고 했을때 너무나 기뻤지만 막상 내놓은 '프로메테우스'에 대한 평이 그닥 그래서 안 봤습니다. 철학의 깊이가 없다는 평이 있기에 눈요기 할려고 그의 영화를 본다면 차라리 안보는게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직접 본 프로메테우스는 철학적 깊이가 없다는 말과 다르게 선 굵은 진중한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2093년경이 배경으로 근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전세계 고대 유적지에서 특정한 행성을 표시하고 있고 그 호기심을 쫒아서 인류는 1조달러에 달하는 돈을 투입해서 그 행성을 찾아 갑니다. 

그곳에는 인간을 만든 창조주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심을 갖고 행성으로 향합니다. 그렇다고 정부가 주도한 프로젝트는 아닙니다. 한 민간기업 회장이 주도한 사업이죠. 여러모로 에이리언의 냄새가 많이 나는 영화입니다

2년 6개월간의 긴 항해 끝에 행성에 도착하고 본격적인 탐험이 시작됩니다. 
이 영화 프로메테우스는 이런 탐사과정이 전부인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거대한 액션이 많은 영화는 아닙니다. 탐사와 접촉이 전부인 영화라고 보시면 됩니다. 

어떻게 보면 내용은 단순한 모습입니다만 깊게 들어가서 생각해보면 그렇게 단순한 영화도 아닙니다.  큰 이야기 줄거리는 인류를 만든 창조주를 만나기 위한 탐험기입니다. 그러나 이 탐험에는 인류의 절대적인 궁금증에 대한 물음이 계속 나옵니다


1. 우리는 누가 만들었을까?
2. 신은 있을까?
3. 운명이란 있는 것일까?

주인공인 두 과학자 커플은 인류를 만든 창조주를 만난다는 기쁨으로 한달음에 행성에 도착합니다. 이 과학자 커플은 과학자이지만 신을 믿습니다. 왜? 라고 물으면 믿음이라고 대답합니다. 대책없어 보이고 맹목적이기까지한 그 믿음이 그 과학자 커플을 우주선에 탑승하게 합니다. 

영화에서 외계종족과의 만남을 통해서 신이 없음을 창조주라는 것은 없음을 말하는 듯 합니다. 하지만 과학자 커플도 우리를 만든 그 창조주를 만든 창조주는 또 누구일까? 라며 무한 믿음으로 신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습니다.

이 모습은 여자 주인공인 여과학자가 목걸이를 항상 챙기는 모습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영화는 후반에 큰 반전이 일어납니다. 
왜 창조주가 우리를 만들었을까?  하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 충격적이죠. 영화는 그 대답을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더 궁금하게 만들게 하며 2편이 있을 것이라는 암시도 살짝 합니다. 솔직히 영화 보고 나면 2편이 더 기대되는 모습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이 영화는 신은 있을까? 창조주가 있을까? 있다면 왜 우리를 만들었을까? 하는 물음을 거대한 그릇에 담고 있습니다. 
신과 창조주는 동일인일까요? 잘은 모르지만 기독교에서는 신과 창조주가 동일인물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데요. 이 영화는 다른 시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에 대한 믿음은 가지되 창조주가 신이 아닌 하나의 발달된 유기체임을 나타냄으로써 신과 창조주를 분리시키고 있습니다.  저도 이 세계관이 좋습니다. 신과 창조주는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며칠 전 쓴 

2012/06/07 - [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 진화론이냐 창조론이냐 끝없는 과학과 종교의 갈등

의 글에서 창조론과 진화론을 과격하게 써봤습니다. 목사님을 포함한 몇분이 소중한 의견을 전해 주셨습니다. 창조론과 진화론은 양립할 수 없는 가설이지만 전 메일로 글을 주고 받으면서 창조론과 진화론이 공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런것이죠.

만약 인간을 만든 창조주가 있다면  그 창조주는 누가 창조했을까?  그 창조주의 창조주는 또 누가 창조했을까? 이렇게 계속 가다보면 신이라는 거대한 믿음을 만나게 되는게 아닐까요?  하나의 세계를 발견하면 그 안에 또 하나의 우주 크기 만큼의 거대한 세계가 발견하는게 과학이고 과학이 진리를 다 알려줄 것 같지만 하나의 진리를 알게 되면 두개의 궁금증이나 미지의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우리 인간은 세상 진리의 일부만을 느끼고 있을 뿐이죠. 

영화에서 로봇으로 나오는 데이빗이  인간에게 묻습니다.
왜 인간은 나를 만들었죠? 이에 과학자 한명은  '그럴 능력이 되니까?'라는 무책임한 말을 뱉었습니다. 
혹 우리 인간도 그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만들어진거야 무슨 목적이고 뭐고 없어 그냥 심심해서 만든거야라고 창조주가 말한다면 얼마나 허무할까요?  

리차드 도킨스의 말처럼 우리 인간과 동물과 세계는 눈먼 시계공이 주변의 부품 아무거나 주워다가 조립하는 것이지 어떤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세상을 만드는게 아니라는게 진실로 밝혀지면 종교계는 큰 혼란에 빠지겠죠.  

이 영화는 그런 진화론과 창조론에 대한 담론도 담고 있습니다. 과학자 커플과 몇 사람은 그게 궁금했습니다
왜? 인간을 만들었습니까? 과학자이지만 진화론 보다는 창조론을 믿고 있는 과학자입니다.  그 호기심을 따라 저 먼 행성을 탐험하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이현세의 만화 '아마게돈'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만화 아마게돈도 창조주가 지구에 씨를 뿌려서 인류가 태어났다고 하는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이야기는 그런대로 들을만 했고 반전도 괜찮았습니다. 아기자기한 맛은 없지만 철학적인 질문도 있습니다. 
이야기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CG만큼은 만장일치로 박수를 쳐줄 것 입니다. 화려한 CG는 아니지만 규모가 대단하며 빈틈이 없습니다.  스타워즈 같은 전투씬이 있는게 아니라서 밋밋하긴 하지만 홀로그램이나 화려한 CG는 압도적입니다. 


다만 많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죠. 혹자는 이 영화를 에이리언의 프리퀄이라고 하는데요. 저도 프리퀄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프리퀄은 아니고 스핀오프 같습니다. 에이리언과 같은 세계관을 가졌지만 에이리언 씨리즈와는 이어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팬서비스 차원에서 몇 컷을 동일한 모습으로 담긴 했습니다.

이 영화에서 샤를리즈 테론은 정말 로봇같이 나오는데 미모는 여전하네요.  이 영화의 교훈은 자연을 거스리지 말고 순리대로 살자와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 정도가 될 것 입니다. 하지만 인간에게 호기심이 없었다면 이만큼 세상을 이해하기도 힘들었을 것 입니다. 


이 영화를 한줄로 정리하면 테란이 프로토스에 낚여서 프로토스 기지에 드롭했다가 프로토스가 개발한 저그에 꼴망한다는 내용입니다.  어떻게 보면 에이리언이나 스타크래프트는 비슷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네요. 마법사 전사 궁수라는 RPG게임의 3요소 처럼 테란,저그,프로토스의 느낌도 납니다. 

영화 괜찮게 봤습니다. 괞찮은 영화입니다. 블레이드 러너 보다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볼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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