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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반성할줄 모르는 사회를 고발한 영화 시가 다시 들려온다

by 썬도그 2012.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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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는 시 문화강좌에서 내준 숙제인 시를 완성했습니다. 
'아그네스의 노래'라는 제목의 시를 미자는 한 줄 한 줄 읽습니다.  그리고 그 시를 성폭행을 당해서 자살한 여학생이 읽습니다. 
이 장면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저만 운게 아닌 많은 관객이 펑펑 울었습니다. 

슬퍼서 운것도 있지만 속죄의 눈물이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면 안되는 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는 것, 우리는 그것을 외면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마음의 브레이크인 양심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버리고 있었습니다.

반성의 눈물이자 서글픔의 눈물이었습니다. 

할머니 미자는 아들을 맡겨놓고 돈 벌러간 손주를 혼자 키웁니다. 정부보조금으로 근근히 먹고 사는 미자네 가정에 검은 먹구름이 드리웁니다.  한 여학생을 같은 학교 남학생들이 집단 성폭행을 했습니다. 그 남학생 중에 미자의 손주도 있었다는 것을  다른 학부모에게서 듣습니다. 


학교는 이 일을 밖으로 세어나갈까봐 입단속을 하고 지역일간지 기자를 따돌립니다. 
그리고 합의금을 마련하기로 합니다. 


미자는 손주가 원망스러워서 자고 있는 손주에게 한마디 하지만 더 이상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당장 합의금 500만원을 마련해야 했습니다. 결국 돈이 없던 미자는 간병인을 하던 돈 많은 노인분에게 몸을 팔고 5백만원을 얻어서 합의금을 갑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한 풍경입니다. 
보통의 풍경이죠. 이런 성폭행 사건이 나면 보통 관련 남학생 부모들은 모여서 합의금을 내고 무마시킵니다. 반성이요? 반성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그냥 조용히 동네 부끄럽지 않게 넘어가길 바랄 뿐이죠. 

실제로 많은 한국의 부모님들이 그렇게 하고 있지 않나요?

제가 분노하는 것은 이번 대구 고등학생 자살 사건의 가해자 학생의 태도입니다. 3년간 집요하게 괴롭혔고 자살하던 날도 호출을 했습니다. 이 사건은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그대로 담고 있습니다

먼저 이 학생이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을 주변 학생들이 봤지만 아무도 선생님이나 어른들에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영화 돼지의 왕으로 말하자면  개들에게 뜯어 먹히는 돼지들이죠. 왜 아무도 용기있는 사람이 없었을까요?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도 그 상황에서 목도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건 손가락질 하고 싶습니다

가해학생의 태도입니다. 반성을 제대로 했을까요? 피해자 학생 부모님들에게 제대로  무릎꿇고 반성을 했을까요?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언론에 실려오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기가 찰 정도로 재벌들의 그것과 닮아 있습니다. 함부로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에 더 이상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잘못을 하고 반성을 안하고 운이 없었다 재수없었다 식으로 넘어갈려고 할까요?
지방에서 가끔 일어나는 장애소녀에 대한 집단 성폭행 사건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 이끼가 가상의 세계를 담은게 아닌 현실을 고발한 영화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강력한 카르텔 속에 우리의 양심은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반성할줄 모르는 사회입니다. 
5.16 광주항쟁때 무고한 민주 시민을 죽게한 살인마 전두환에게 거수경례를 하게 시킨 육군사관학교 교장과 생도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려고 이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된 반성이 없으니 제대로 된 가치관도 없는 듯 합니다.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잘못을 반성하고 재발을 하지 않으면 됩니다. 하지만 잘못을 해놓고 잘못이 아니라고 우길때 세상은 썩어들어갑니다.


손주와 아파트 앞에서 배드민턴을 칩니다. 평온한 나날입니다. 그러나 손주가 형사에게 끌려 갑니다. 손주는 할머니를 쳐다 봅니다.

미자는 숙제인 시를 씁니다. '아그네스의 노래'를 쓰고 길을 나섭니다. 



그리고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손주를 고발 한 것은 미자였습니다. 그녀 속에 있던 양심이 손주를 고발했습니다. 정의는 사람마다 세상마다 다릅니다. 어떻게 보면 미자의 이런 행동은 독한 할머니라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이게 바른 모습입니다. 이게 정답이라고 할 수 없지만 죄를 지으면 감싸는게 아닌 죄값을 받게 하는게 바른 모습입니다. 설사 그게 내 아들이고 딸이고 손주가 한 행동이라고 해도 반성하고 죄값을 받게 해야 더 바르게 자랍니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렇게 할 수 있을까요?
가해자가 반성이 없는 세상, 그 세상을 영화 시가 고발했습니다. 이 몇년간 본 영화중에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나는 영화입니다. 이창동 감독이 한국을 제대로 본 듯 합니다. 

반성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많은 세상, 그 세상이 아름다울리가 없습니다. 전국의 가해자들 그리고 그 부모님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잘못은 감싸는게 아닌 반성하는 것 입니다. 그게 치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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