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돈의 맛, 칸 영화제 기립박수의 맛을 알아버리다

by 썬도그 2012. 5. 27.
반응형

칸 영화제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국제영화제입니다. 이제는 퀴즈 프로그램의 단골 퀴즈에서도 사라진 세계3대영화제인 베니스,베를린,칸 영화제 중 가장 큰 이슈와 관심과 비중이 무거운 영화제이죠.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저 90년대 까지의 풍경이고 이제는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아도 국내에 수입조차 안되거나 되어도 예술전용극장에서 단관개봉하고 사라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 만큼 사람들이 예술영화 보다는 허리우드나 대중성 높은 영화만 탐닉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풍경이 저 개인으로써는 결코 보기 좋다고 할 수 없지만 대중들이 자기 돈 내고 자기가 보고 싶은 영화 보는 것을 말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영화를 예술로 소비하던 오락으로 소비하던 그건 관객 맘이니까요


칸 영화제, 언젠가 부터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다


칸 영화제는 이미 죽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황금종려상을 받은 외국 작품도 제대로 수입도 안될 정도로 철저하게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요즘 칸 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마케팅 수단으로 된 것 같아 씁쓸 합니다. 칸 영화제 자체에 대한 관심이 없는 가운데  이상하게 칸 영화제에 진출한 한국영화에만 언론들은 집중합니다. 

칸 영화제가 홀대 받는 가운데 한국 배우와 감독이 한국영화를 찾아가면 언론은 관심을 가져 주는데요. 이런 모습은 다른 곳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 예가 바로 추신수와 이대호입니다. 추신수가 오늘 홈런을 쳤느니 안타를 쳤느니와 이대호가 홈런 그것도 결승 홈런을 쳤느니가 매일 기사화 되고 포털 메인에 박힙니다. 

이렇게 해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이라면 한국계 미국인이라도 상관없이 띄워주고 보는 민족주의 성향의 기사들이 아주 가득하죠. 하인즈 워드가 한국계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에서 국빈 대우를 받는 추잡한 행동들이 바로 한국의 언론들이 우리에게 행하는 찌질함입니다.  문제는 그런 찌질스러움을 우리는 덥석 물고 맛있다면서 더 달라고 하죠.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칸 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나가서 기립박수라도 받고 오면 재미있나 보다 라고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이 칸영화제 기립박수 마케팅을 처음 이용한 영화는 괴물입니다. 괴물 참 재미있고 지금 다시 봐도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가작 적은 돈을 들이고 크게 홍보한 수단을 이용한 첫 영화인데요. 그 마케팅이란 바로 칸에서 괴물이 기립박수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영화 괴물은 칸에서 '봉준호'감독의 감독주간으로 초청을 받아 상영되었고 칸에서 기립박수를 받았습니다.

 

칸에서의 기립박수는 관행일 뿐 흥분할 것은 아니다

기립박수를 쳐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몇 번 없고 최근 20년간에는 쳐본 기억이 없습니다. 예술 영화를 즐겨 보지만 그런 영화를 보고도 기립박수를 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기립박수를 치는 사람을 사람들이 왜 저래? 혹은 호기심에 쳐다볼 뿐이죠.

이제 한국에서 기립박수 문화는 멸종되었습니다. 분명 80년대는 영화 로키를 보고도 기립박수가 나왔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이 사라졌죠. 그래도 가끔 기자시사회에서는 아주 드물게 나온다고는 하네요.  

칸에서는 기립박수가 흔한 풍경입니다. 초청 받은 대부분의 작품이 기립박수를 받습니다. 졸작은 아예 초대도 하지 않고 대부분의 일정 수준 이상의 영화이기에 기립박수를 기본으로 받고 실제로 기본으로 쳐줍니다. 

영화 놈놈놈이 약 7분간(시계를 가지고 체크한건지 분까지 적는 기자들 참 대단) 기립박수를 받고 턱시도를 입은 감독과 배우들이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을 우리는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칸에서는 보통 7분 정도 기립박수 쳐줍니다. 진짜로 우러나서 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게 관행입니다. 한마디로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기립박수가 아닙니다. 영화를 모든 관객이 만족하면서 볼 수는 없죠. 만약 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재미없으면 기립박수고 뭐고 그냥 나왔을 것 입니다. 그런데 칸에서는 보통 그렇게들 쳐줍니다. 그게 5분이던 3분이던 모두 기립해서 박수를 쳐줍니다. 


올해 두 편의 상수영화가 칸에 갔습니다. 하나는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 과 일상을 영화로 만드는데 천재인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가 출품되었습니다. 홍상수야 매년 으레 참가하는 감독이라서 놀랍지도 않고 매년 참가하지만 그걸 굳이 자신의 영화 마케팅에 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임상수감독의 돈의 맛은 오늘 언론 기사를 보니 기립박수 7분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 기사를 보면서 영화 '돈의 맛'이 정말 돈의 맛을 봤구나 하는 느낌이 듭니다. 왜냐하면 기립박수 7분은 으레 받는 박수입니다.  물론 '돈의 맛'이 다른 한국영화와 달리 수상권에 있다고 하는 소리가 많습니다. 

네 받으면 좋죠. 이왕이면 한국영화가 받아서 한국영화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이끌면 좋습니다. 하지만요
그런식으로 영화 흥행의 마케팅에 으레 받는 박수를 마치 대단한 영화, 특히 백인들이 박수 쳐주는 모습을 우러러보게 하는 언론태도는 참 문제가 있습니다. 

또한 수상을 한다고 쳐도 이전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영화들을 취급 한 것 처럼 그런가보다라고 뚱하게 바라봐야 올곧은게 아닐까요?  외국 수상작은 수입도 제대로 안되면서 한국 영화가 황금종려상이나 감독상 받으면 어꺠에 무등 태워서 자랑 할건가요?



칸에서 상받아오면 그때서야  챙겨보는 사람들

이게 왜 좋아? 
이거 외국에서 상 받은거야! 

어떤 제품을 소개할때 해외 혹은 국내의 유명한 기관에서 수여한 상을 받은 제품은 우리는 우러러 봅니다. 어떤 제품을 살까 말까 고민을 할때 수상경력이 있는 제품을 한번 더 쳐다보고 구매결정에 큰 역활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영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 유명한 영화제에서 수상을 한 작품은 수상을 하지 못한 영화보다 좋은 영화임에는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말이죠 평소에 예술영화 잘 안 보던 사람이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고 하는 영화를 보고 억지로 역시! 수상받을만 햇어~~ 라고 말하는 모습은  자기 기만적입니다.

영화 '돈의 맛'은 좋은 영화입니다. 분명 그 소재며 카리스마가 대단한 작품이죠. 후반의 흐지부지함이 좀 짜증났고 제가 기대한 만큼의 수준은 아니여서 영화평을 좀 시니컬하게 적었지만 상업적인 재미도 있고 생각하게 하는 것도 많은 좋은 영화이죠. 

하지만 영화 '밀양'처럼 해외 영화제에서 큰 상 받았다고 그제서야 다시 챙겨보는 모습, 혹은 밀양시가 영화 밀양의 배경이 되었다고 홍보하고 영화테마촌을 만들겠다는 모습은 천박스러운 행동입니다.  영화 밀양은 도시 밀양을 시니컬하게 비꼰 느낌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인지도 못하고 테마촌을 만든겠다던 밀양시의 행동은 블랙코메디였습니다.



칸에서의 기립박수 7분을 받은 '돈의 맛'에 대한 기사는 영화 제작사의 홍보 마케팅일 뿐입니다. 위 포스터와 똑같은 기사일 뿐입니다.  돈의 맛 좀 보세요!  기립박수 7분 받은 작품입니다. 라는 말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칸 기립박수 마케팅에 속지말고 자신의 주관대로 영화 선택 하십시요.  주관이 제대로 없으니 남이 판단한 생각을 자신의 생각으로 착각하고 사는 것 아닙니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