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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학력 서열사회가 가져온 국회의원의 학력지상주의

by 썬도그 201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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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뒤돌려차기는 무너져가는 태권도의 위상을 다시 일으켜세운 돌려차기였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대회 때 '태권도'는 퇴출위기에 몰렸습니다. 저도 국기라서 지켜보지 태권도 자체는 정말 재미없는 스포츠입니다. 경기내내 방어위주로 경기하다가 상대가 공격하면 되받아치거나 돌려차기로 날릴 수 있기 때문에 태권도는 기합소리만 요란할 뿐 경기 내내 소극적으로 운영을 합니다. 아니면 공격했다가 얻어 맞을 것 같으면 그냥 쓰러지면 되니까요. 

특히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치졸한 경기 방식에 이렇게 금메달을 따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마져 들었습니다. 그러던 때에 태권도의 묘미인 시원한 발차기와 KO승이 일어났고 이 KO승으로 문대성은 금메달을 따게 됩니다. 살아 있는 국민 영웅의 탄생이죠

잘생긴 외모덕분에 여성팬들도 많았던 문대성, 그가 국회의원에 나온다고 했을 때 크게 놀라지 않았습니다. 보수적인 이미지 국가 만만세를 정책기조로 삼고 있는 새누리당의 국회의원과 태권도 금메달리스트는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기도 합니다. 

문대성에게 박사학위가 필요했을까?

국가대표 출신 국민 영웅이 국회의원에 도전하면서 국민 영웅답지 않는 행동이 붉어졌습니다

바로 '논문표절'입니다. 이미 이런 논문표절은 새누리당에서는 논란의 깜도 되지 않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많은 현 정권 장관들이 논문표절 의혹이 있었지만 그대로 장관직을 맡고 있습니다.  노무현 정권때는 논문표절의혹을 집요하게 추궁하던 한나라당은 정권이 바뀌자 오히려 논문표절을 감싸고만 듭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이번 논문표절 사건에 곤혹스러워 하고 있고 박근혜는 결국 문대성을 내치게 됩니다. 그러나 문대성은 동아대 교수직 까지 그만 두면서도 여전히 '국회의원'직은 유지할려고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기 방어기제를 발동해서 기자들에게 되붇고 있습니다.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다보면 그럴 수 있다고 항변합니다

전 이 모습을 보면서 왜 체육인들이 교수가 되고 박사가 될려고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습니다. 고졸이라고 해도 문대성은 국민영웅이라서 쉽게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민주당도 새누리당 후보라면 묻지도 따지지 않고 당선되는게 현실 아닌가요? 뭐 문대성이 국회의원 될려고 박사학위를 딴 것은 아닐 것 입니다. 보험식으로 아니 교수직을 위해서 딴 것이겠죠. 먼 미래를 위한 보험 같은 증서가 바로 박사학위입니다. 문제는 이 박사학위 취득과정의 석연찮은 점이 많다는 것과 그걸 검증해내지 못하는 국민대등의 졸렬한 시스템이 있었습니다.


안형환 의원의 학력위조로 시달렸던 지난 4년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이번 19대 총선 때 후보들을 천천히 살펴보신분들중 대부분은 그 후보의 학력을 유심히 살펴 봤을 것 입니다. 서울대라도 나왔는지 하버드 대학이라도 나왔는지 꼼꼼하게 보셨겠죠. 간혹 지방대나 전문대 혹은 고졸이라고 하면 눈쌀을 찌푸렸을 것 입니다. 

학력=능력으로 바로 치환되는 사회가 바로 한국입니다. 
하지만 학력이 국회의원의 자질과 바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학력은 한국에서는 무시못할 권력입니다. 실제로 한국 사람들을 실험을 한 한 다큐에서 보니 학력을 말하지 않고 서로 대화할 때는 스스럼없이 말하다가 상대가 서울대 출신이라고 알게 되면 왠지 모르게 주눅이 든 상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블로그 글을 읽다가 그 블로그 주인분의 주장이 너무 허무맹랑해서 제가 좀 까칠하게 따졌습니다. 
한 60대 쯤 되어 보이는 노인분 같으시던데요. 그 블로거는 느닷없이 자기는 서울대학교 교수라고 말하더군요. 
아니 서울대 교수라는 명함을 왜 내미는지 으아했습니다. 오프라인 처럼 자신의 신분이 자신의 논리를 떠 받쳐준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제가 오히려 더 까칠하게 서울대 교수와 이 질문이 무슨 연관이 있나요?라고 되물었고 계속 서울대 교수직함을 내밀기에 댓글쓰기를 그만 두었습니다. 온라인에서도 학력이 먹히길 바라는 것 일까요? 전 온라인이 좋은 이유가 바로 계급장을 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한국같은 학력지상주의 세상의 해방구는 온라인 밖에 없습니다. 닉네임을 쓰면서 초딩과 대학교수가 서로의 자기 주장을 하고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죠

오프라인인 현실계에서 초딩과 대학교수가 서로 말이라도 섞을 수 있을까요?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학력이 지배하고 그 학력이라는 신분증은 많은 대중들을 우러러 보게 만듭니다.

제가 살고 있는 금천구의 현 국회의원은 안형환 의원입니다.
이분은 18대 총선 홍보물에 '하버드대 대학원 졸업(공공행정학 석사)라는 문구를 넣었고 저도 똑똑히 봤습니다. 
그런데 수학기간이 1년 이라는 것을 빼트리면서 학력위조라는 선거법 위반에 걸리게 됩니다. 

1,2심에서는 150만원의 벌급을 받고 국회의원직 상실위기에 처합니다. 150만원이면 국회의원직 상실형입니다
이후 3심에서 80만원으로 벌금이 낮춰지면서 겨우겨우 살아서 돌아옵니다. 그러나 안형환 의원은 이런 학력위조로 지난 4년 내내 정말 거짓말 안하고 아무것도 한게 없습니다. 특히나 지역구 국회의원이면서 금천구에 대한 어떠한 발전적인 모습도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결국은 이번 19대 총선에는 출마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람이 어디 한둘이겠습니까? 
공교롭게도 이전 한나라당 출신 금천구청장인 한인수도 학력위조로 벌금 8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구청장과 국회의원 모두 학력위조로 벌금형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얼마나 자신을 포장할게 없으면 학력을 위조하면서 까지 포장하고 우리는 또 그런 포장에 얼마나 많이 현혹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학력지상주의는 비단 국회의원에만 국한된게 아닙니다.
지금 고위층의 대부분은 서울대 연고대 출신들이 꽉 잡고 있습니다. 물론 능력들이 좋은 분들이 고위직과 사회 고위층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 입니다. 하지만 그 능력이 꼭 업무능력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장 쉽고  어떤 사람에 대한 분별력 있는 평가를 할 수 있는게 바로 학력입니다. 이러니 수 많은 연예인들이 학력이 크게 필요로 하지 않음에도 학력 위조를 하는 것 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그러죠. 능력은 다 좋은데 학력이 고졸이면 가방끈이 짧다고 손가락질 합니다. 반면 능력은 좋은데 자신의 학력이 내놓을 만한 학력이 아니면 부끄러워하고 숨길려고 합니다.  

학국사회가 학력이라는 계급장을 뗄 수 있을 때 또 한번의 진화를 할 것 입니다. 하지만 그런 진화는 쉽게 일어날것 같지 않네요. 요즘 고졸 취업 열풍이라고 하는 빛좋은 개살구입니다.  고졸에 대한 인식개선도 안되면서 무조건 고졸 취직 열풍이라는 언론은 또 하나의 허황되고 과장된 포장일 뿐입니다. 

문대성의 논문표절은 바로 학력지상주의 사회에 대한  조롱일 수도 있습니다. 그냥 복사 붙여 넣기 해서 쉽게 교수가 되는 천박한 한국의 시스템에 대한 조롱입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간판위주의 문화에서 벗어나 실용적인 생각을 했으면 합니다. 그래야 명품백으로 자신을 치장할려는 천박함이 사라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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