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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현실이 영화가 되고 영화가 현실이 된 영화 '모비딕'

by 썬도그 2012.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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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뉴스에서 청와대가 하명한 민간인 사찰 지시 문건이 나왔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습니다
처음에는 조그마하게 시작 되었습니다. 몇년 전 한 KB한마음 대표인 김종익씨가 국무총리실 산하 한 기관으로 부터 사찰을 받았다고 폭로가 되었습니다. 

어이가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군사정권이나 있을 법한 정부의 민간인 사찰, 그러나 군대도 안간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는 현 정권은 다시 민간인을 사찰했고 그렇게 정치검찰의 수사종결로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덮었습니다. 덮을 수 있는 힘이 있으니 덮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간인 불법 사찰 증거를 없앤 협의로 기소되어서 재판중인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혼자 못 주겠다며 대대적인 폭로를 합니다. 

그리고 오늘 그 실체가 담긴 문건이 KBS의 새노조 기자에 의해 세상에 밝혀졌습니다. 전방위 사찰이 있었다고 짐작이 가능한 문건을 보면서 다시 리셋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주주의? 도로나무아비타블이 된것 같습니다. 껍데기가 민주주의지 속은 3공 5공때의 그 독재국가이자 공안국가를 넘어 사찰국가가 되어 버렸습니다.  어떻게 국가가 자신을 욕하는 국민을 공권력을 동원해서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나요?

김재철 MBC사장이나 조인트 까면 됐지 왜 국민들 특히 현 정부를 욕하고 반대하는 민간인들에게 조인트를 까나요?


뉴스를 보고 난 후 스마트폰으로 영화 '모비딕'을 다운 받아서 봤습니다
이 영화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고 조용히 내려간 영화입니다. 

이 영화 '모비딕'은 한국 현대사에 큰 사건중 하나였던 1990년 보안사 윤석양 이병이 보안사(현 기무대)의 민간인 사찰 폭로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당시 윤석양 이병은 보안사가 대대적인 민간인들을 사찰한다고 폭로했고 그의 양심이 고함을 치는 바람에 세상은 한층 더 밝아졌습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발암교라는 다리가 폭발로 날아가 버립니다. 
그리고 윤혁(진구 분)가 이방우(황정민 분)기자를 찾아옵니다. 고향 후배였던 윤혁은 한움큼의 디스켓과 문서들을 들고 기자인 고향 선배이자 기자에게 발암교의 진실을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후 이 영화는 내부고발자인 윤혁을 보호할려는 기자들과 그 윤혁과 기자들에게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지 않는 검은세력간의 추격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보면 흔한 기자액션추리 활극일수도 있고 사회성 짙은 영화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모비딕'은 역사적인 사실을 모티브로 삼고 있어서 그런지 꽤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더구나 오늘 사찰관련 스를 접하다 보니 더 관심이 갑니다.  검은 정부라고 하는 정부를 움직이는 검은 세력과 그 세력의 크기를 알지 못하고 단순히 진실 아니 특종을 딸려고 시작한 정부의 민간인 사찰사건에 뛰어든 이방우는  까면 깔수록 더 큰 무엇인가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모두 걸고 진실 추적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정말 영화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과거에 실제로 존재 했던 이야기이자 공교롭게도 현재를 예언하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다음달에 개봉했다면  '부러진 화살'이나 '도가니' 처럼 사회고발성 영화로 크게 대접을 받았을텐데 아쉽게도  민간인 사찰문제가 올 3월에 터졌네요

재미있게도 이 영화의 크라이막스의 기발함은 이 영화를 예언과도 같은 모습과도 오버랩이 되는데요. 그 모습에 긴 한숨이 나왔습니다.  


현실을 영화로 만들고 영화가 다시 현실이 되는 이 얼척 없는 세상의 쳇바퀴,


분명 이 영화는 90년대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치부하듯 90년대를 배경으로 정부의 검은세력을 그리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2012년인 현재도 비슷한 풍경이 일어나고 있네요. 

이 영화는 재미로 치면 아주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어설픈 이야기 구조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윤혁이 왜 기자회견을 그냥 해서 양심고백을 하면 되지 왜 빙빙 돌기만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잘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물론 자신때문에 피해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이 있긴 하지만 그건 폭로부터 하고 사과를 하는 것도 괜찮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현실을 영화화 하고 그 현실을 영화로 만들면서 오는 부자연스러움의 일종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이 영화의 재미는 진실을 추적하는 정말 기자다운 기자들의 무용담이 스크린을 꽉 채웁니다.
특히 기자3인방의 프로정신은 참으로 대단하죠. 언론을 제 4의 권력기관이고 세상의 소금과 같은 존재들인데 요즘 한국의 언론들은 과연 소금과 같은 존재들인지 의심스럽습니다.  

그나마 양심있는 기자들이 유튜브라는 방송사 힘을 빌리고 나꼼수등을 빌려서 해적방송 같은 방송을 하는 이 현재의 풍경이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현주소네요. 이방우기자나 손진기 같은 기자가 많아야 할텐데요. 언젠가 좋은 세상이오면 현재 파업을 하는 기자들이 대우 받은 시대가 오겠죠

영화 '모비딕'은 아주 재미있고 꼭 보라고 할 만큼의 매력적인 영화는 아닙니다만 적어도 40만명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낼 만한 영화도 아닙니다.  짜임새 있는 구성의 영화는 아니지만 후반의 멋진 상상력은 아주 흐뭇하네요


이 영화가 지금 나왔다면 적어도 100만은 쉽게 넘겼을텐데 너무 일찍 나왔네요. 반면 저는 이 영화를 개봉당시 보지 않고 영화가 현실이 된  청와대가 직접 지시한 흔적이 있는 민간인 사찰 문건이 폭로된 후 봐서 묘한 감정으로 봤습니다. 

다시 90년대로 돌아간걸까? 몇주 전 국무총리실 민간인 사찰사건이 다시 붉어지자 자신이 몸통이라고 기자회견에서 사과를 하는 건지 호통을 치는지 구분이 안가는 엽기적인 기자회견을 봤습니다.  우리가 깨어 있지 않으면 역사라는 수레는 비탈길에서 쭉 미끄러져 내려가나 봅니다.

흰고래를 잡기 위한 기자정신으로 무장한 기자들이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또한 내부고발자들이 대접받고 살았으면 하고요.
정진수 주무관의 폭로로 시작된 정부의 사찰의 실체, 영화와 다른게 있다면 정진수 주무관은 양심고백이라기 보다는 자신만 당할 수 없다는 적개심에서 비롯되었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되는 시대가 되어버렸네요

얼마나 많은 국민을 정부는 사찰을 했을까요? 뭐가 그렇게 무서운것들이 많아서 이리저리 훔쳐 봤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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