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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초등학교 1학년 교실 청소 학부모가 해서는 안된다

by 썬도그 201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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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졸업한지 수십 년이 지나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내가 직접 청소를 했는지 아니면 선생님이 혼자 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가물가물한 이유 중 하나는 당시는 베이비 붐 시대여서 3학년 때 까지 오전 오후반이 있었습니다
오전반은 오전 8시30분에 시작해서 12시경에 끝났고 오후반은 오주 1시에 시작해서 4시경에 끝났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렇게 한 교실을 두 반이 사용하다 보니 청소는 오후반의 몫이였죠

그러나 초등학교 2학년 때는 교실 청소한 기억이 어렴풋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 청소, 엄마가 해야하나 예문당 이야기 

 

초등학교 1학년에 자녀를 입학시킨 이웃 블로거 분의 글입니다. 
위 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초등학교 1학년에 자녀를 입학 시킨 후에  1주일에 3번씩 학부모들이 청소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1학년은 유치원에서 갓 넘어온 아이들이라서 모든게 낯섭니다
학교도 크고 운동장도 크고 자신보다 두배나 큰 형 누나들과 함께 학교를 다닙니다. 올망졸망한 아이들 눈에는 모든게 낯설고 두렵고 신기합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있어 초등학교는 하나의 스트레스입니다. 요즘 새학년 증후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요. 예전에도 새학년이 되면 낯선 친구들과의 간격 좁히기가 스트레스였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단박에 적응하지 못하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학교 교실은 꼬박꼬박 청소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걸 1학년 아이들에게 바로 시키긴 힘듭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학교에서 1학년 교실 청소를 혹은 저학년 교실 청소를 학부모에게 시킵니다.

 

학부모가 무슨 아이 낳은 죄인인가? 왜 학부모에게 학교 일을 시키나

 
수년 전에 학교에 갈 일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서 방과 후 교실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 여자분이 청소를 하고 계셨습니다. 돌이켜보면 초등학교 1학년때 청소는 고학년 주번이 하거나 담임 선생님이 혼자 묵묵히 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교실도 크지 않았고  대청소가 아닌 단순한 청소이기에 오래 걸리지도 않았습니다. 성인 1명이서 청소할 정도였죠.  

그 모습이 떠 올라서  "선생님!" 하고 불렀더니 그 여자분이 멀뚱히 보시더니 선생님이 아니라고 하시네요
그럼 누구지?  라고 뚱한 표정으로 있을 때 청소하러온 학부모라고 합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요즘 저학년들 청소를 학부모들이 한 다는 것을요. 그러고  복도에서 급식당번 하는 아주머니도 학부모라고 하는 말을 선생님에게 들었습니다.

'아니! 청소랑 급식 당번까지 학부모가? 학부모가 무슨 일꾼인가?'하는 적개심이 생겼습니다
또한 저 학부모들이야 맞벌이 하지 않으니까 나온다고 쳐도  맞벌이 부모들은 어떻해야 하나?  직장 빠지고 일하러 나와야 하나?  그것도 불가능하죠

문제는 맞벌이 부모님들이 사정이 있어서 학교일을 돕지 못하는데 대한 불안감입니다.
내가 학교에 나가서 교실 청소 안해서 내 아이가 선생님이나 학교로 부터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입니다.

이 막연한 불안감은 학원에서 발현되고 있습니다. 내 아이가 공부를 못하면 학원을 안보내서인가? 라고 생각하는게 부모님들입니다.  전 학부모에게 청소를 시키고 급식당번을 시키는 것을 반대합니다. 학교의 일은 학교가 알아서 처리해야 합니다. 
학교일 때문에 부모님을 호출하고 하는 것은 학교가 스스로 자생하지 못하는 모습이고 이런 모습이 학교의 본 모습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교란것이 무엇인가요? 학생들을 사회에 나가서도 혼자 독립할 하나의 자아로 형성하고 사회적응을 시키기 위한 인큐베이터가 아닌가요?  그렇다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터라고 철저하게 학교 스스로 혹은 학생스스로 독립심일 키우게 해야 합니다.



저학년 스스로 청소 급식 배급 못한다는 편견을 버려라
 
 착한 여선생님 같은 경우는 혼자 남아서 교실 청소를 하긴 했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학생 스스로 청소를 하는 것 입니다.
따라서 저학년이라고 해도 혼자 청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올망졸망한 유치원생인지 구분도 안가는 1학년에게는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3월달 정도나 적응기간에는 다른 사람이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적응기간이 끝나면 다 같이 청소를 하던지 분단별로 청소를 하던지 해서 청소를 시켜야 합니다

청소도 하나의 교육입니다. 저학년이라고 빗자루질 못할까요? 대걸레질 못할까요?
학생들이 작으면 작은 청소도구를 배치하세요. 그게 교육입니다.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해주세요. 이건 결코 비교육적인 모습이 아닌 교육적인 모습입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그럼 다른 대안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고학년 주번에게 시켜라

고학년에게 시키는 것도 생각해 봤습니다.
실제로 선생님의 부탁을 받은 몇몇 고학년이 청소를 하는 모습을 어렸을 때 봤습니다. 고학년들이 방과 후에 저학년 교실에 들어가서 10분에서 15분 정도 청소를 번갈아가면서 해주는 겁니다.
저 어렸을때는 지금 같이 보습학원이 극성이지 않아서 이게 가능했습니다. 또한 고학년들도 군말없이 따랐고요. 어린 동생들 교실 청소하는게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학교 끝나면 학원버스 타고 후다닥 다 가버리니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생각해 봤으면 하네요.

아니면 방과 후가 아닌 저학년이 일찍 수업이 끝나니까 1주일에 한번 5교시를 저학년 청소시간으로 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청소도 하나의 수업입니다. 물론 설익은 제안일 수도 있지만 이런 고민은 한번 해봤으면 합니다.


선생님들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우쳐야 한다

학교문제의 5할 이상은 선생님들 책임입니다.
솔직히 1학년 교실 청소 학생들에게 시키기 힘들다면 선생님 혼자 청소해도 됩니다. 그게 힘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혼자 청소하는 1학년 담임선생님들 많습니다.  물론 이 방법이 가장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선생님이 혼자 청소하면 학부모 호출 같은 것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방법 결코 권하지는 않지만 차선책 중 하나인것도 현실입니다. 

학부모가 교실청소 때문에 1주일에 3번 (주 5일 수업에 3번이면 거의 매일이죠) 간다는 사실을 알고 기분 좋을 학부모가 없습니다. 워킹맘은  직장 때문에 못가서 자신의 아이가 받을 불이익에 대한 공포심이 있기 때문에 안절 부절 못합니다
뭐 학교에서는 절대 그런일 없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맞벌이 부부가 아니라서 청소를 하러 오는 학부모에 대한 어떠한 대우가 없다면 누가 학교에 청소하러 오겠습니까?

학교에서는 자발적으로 와서 청소하는 것 말리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선이 문제입니다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제 아는 여동생의 아들이 초등학교 5학년 반장이 되었습니다. 살림살이가 넉넉치 못하는데 반장이 되어서 좋아하는 아이에게 인상을 쓸 수도 없었습니다. 인상을 쓰는 이유는  요즘 초등학교에 관례화 된 햄거버 상납 문화 때문입니다

반장턱이라고 해서 반장이 되면 햄버거를 한번 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고 합니다.
햄버거 가격 얼마 안하긴 합니다. 옛날 같이 60명씩 있던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저소득층에게는 그 돈이 결코 가벼운 돈이 아닙니다. 반장이 되었다는 이유로 햄버거를 돌려야 한다는 말에 그 여동생은 짜증이 났고  그 고민을 담임에게 말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걱정하지 말라고 그런 거 안해도 된다고 당부 했다는데요.
부반장 엄마가 햄버거를 돌리고 반장엄마인 여동생에게 전화해서는 햄버거 돌렸고 돈을 입금하라고 했습니다.
울며겨자먹기로 입금을 했는데  그 모습을 전해 들으면서 화가 났던게 선생님이 방관 했다는 것 입니다.  물론 선생님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쳐도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았던게 문제였죠

햄버거 돌려야 하나요? 라는 물음에 대답을 하는 수동적인 자세로 일관하다보니
부반장 엄마가 여동생 처럼 햄버거 돌려야 하냐고 묻지 않았고 당연히 돌려야 하는 줄 알고 돌렸다는 것 입니다
제가 선생님이라면 학기초에 반장, 부반장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절대로 햄버거 돌리지 마세요라고 미리 부탁을 했을 것 입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다.   돌리던 말던 크게 신경 쓰지 않은 것이죠

마찬가지입니다.
저 교실 청소문제 선생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혜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지금 맞벌이 학부모들의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 애매함을 선생님이 직접 나서서 교통정리를 해줘야 합니다. 학교에 와서 청소하는 행동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철저하게 안 해주지 않는 이상 아예 원천 봉쇄 시켜야 합니다.  
아예 잡음이 나지 않도록  예전 처럼 학부모가 급식당번하고 교실청소하는 문제를 해결하십시요.

왜 바쁜 학부모들에게 오라가라 합니까?
그렇다고 부자 학교 처럼 청소인력으로 청소시키는 비교육적인 행동 하시 마시고 학생들에게 자립심을 세워주세요
초등학교 1학년이 급식도 힘들고 청소도 힘들면 고학년 주번이나 당번 제도를 활용하세요. 방과 후가 힘들면 수업시간에 하던지요.  

선생님들이 제 역활을 못하니까 자꾸 학교문제가 사회문제가 되는 것 아닙니까?
교실폭력 문제도 그래요. 선생님들이 수수방관하니까 커지는 것 아닌가요? 가해자가 꼭 폭력을 쓰는 사람만이 가해자가 아닙니다. 방관자도 가해자입니다.  그 방관자에 선생님이 있으면 안됩니다

앞으로 이런 교실청소문제나 급식당번 문제로 학부모 오라가라 스트레스 주면 안 될 것 입니다.
왜 우리가 세금을 내고 교육비를 냅니까?  부디 앞으로 학교 일 때문에 사회가 스트레스 받는 일 없었으면 합니다.

 
덧붙임 : 페이스북으로 한 이웃분이 고학년도 학부모가 청소한다고 하는데 할말 없어졌네요.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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