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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한국여행

안양의 밤은 낮보다 화려하다. 안양1번가

by 썬도그 2012.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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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스나이퍼의 4집에는 '안양 1번가'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포털에서 가사를 읽어보니 욕 투성이 가사에 자기 싸움질한 내용만 가득하네요. 제목만 안양 1번가이지 안양 1번가를 담은 내용아니네요. 아니 맞아요. 안양 1번가를 담은 내용 같기도 하네요

안양1번가는 그렇게 욕망과 쌈질과 토악질과 번쩍임과 소비와 향락과 화려함과 웃음과 눈물이 범벅이 된 곳이니까요


안양은 제가 사는 곳에서 딱 3정거장만 가면 되는 곳입니다. 그러나 서울 중심으로 향하는 상행선이 덜 낯설고 하행선은 항상 낯섭니다. 주요 행사나 모임 대부분이 서울 중심지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행선으로 내려갈 일이 많지 않습니다.

하행선을 타고 갈때는 여행이나 편한 휴식등 도시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러 가는 곳이죠. 대부분의 수원행 하행선을 타는 이유가 그랬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다릅니다. 안양1번가, 이 안양1번가는 또 하나의 명동입니다. 명동의 그 번잡함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곳이 안양1번가입니다. 그 안양1번가를 정말 오랜만에 찾아갔습니다. 친구가 안양에 있는 대학을 다니고 군대 고참도 안양에 있는 대학이 있어서 20대 때는 자주 찾곤 했던 곳이죠.  

오랜만에 찾은 안양역,  이 안양역은 90년대 까지만 해도 석수역이나 금천구청역과 비슷한 역이였습니다. 그냥 역 그 자체였죠. 하지만 유동인구가 엄청났고  이 모습에 눈독을 들이던 롯데가 민자역사로 만들어 버립니다. 따라서 지금은 롯데백화점과 롯데시네마가 있는 거대한 역으로 바뀌었습니다. 


격세지감이죠. 이 거대함은 영등포역만은 못하지만 사람을 압도하네요. 90년대 그 안양역 앞 광장이 그립네요. 거기서 저 멀리서 달려오는 친구를 보면서 손을 흔들던 기억이 납니다. 


안양역 앞에는 로터리식 교차로가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로터리식 교차로. 그 흔적은 지금도 남아 있네요
로터리식 교차로가 교통사고 날 확률도 낮고 나더라도 대형 사고는 나지 않죠.  거대한 시계탑은 사라졌네요. 대신 거대한 건물이 하나 올라가고 있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안양1번가에 저런 대형건물이라. 썩 어울리지 않네요.  


알 같은 두개의 구조물이 만들어지고 있네요. 뭘까요? 홍보센터가 될것 같기도 하고요. 완공되면 한번 더 봐야겠습니다. 진귀한 구조물이네요


역 앞에는 어디든 택시들이 즐비합니다. 안양역 앞 풍경의 하나를 차지하는 택시, 오랜만에 와서 이런 택시의 줄도 기분을 좋게 하네요.



많이 변했네요. 예전엔 거리에 나무 같은 것은 없는데 보도를 더 넓힌건지 예전과 많이 달라 보입니다. 4거리 한가운데 분수도 있던데요.



안양1번가는 화려합니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디스플레이 빛과 간판의 빛,  여기저기서 외치는 호객의 소리와 익숙한 이미지인 프랜차이즈가 보이네요. 90년대와 다른게 있다면 프렌차이즈 식당에 24라는 글씨가 붙여져 있다는 것입니다.

24시간 바쁘게 사는 한국사람들, 성질도 급하고 일도 참 열심히 합니다. 24시가 불을 밝히는 저곳에 새벽에는 취객들이 들어가지 않을까요?  버스와 지하철이 끊기면 PC방이나 저 곳에서 밤을 세울 것 같은데요. 언제 새벽에 저기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새벽의 공기를 느끼겨보고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보고 싶네요.  거기에 안양1번가와 어울리지 않는 새벽의 풍경을 카메라로 담아보고 싶네요

안양1번가는 낮보다 밤이 어울리는 곳입니다. 낮에는 잠을자다가 밤에 깨어나는 안양 1번가, 안양1번가의 정체성은 바로 그 밤에 있습니다. 


안양 8경중 1경인 안양1번가,  안양1번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곳은 안양역에 나서면 가장 먼저 만나 볼 수 있는 곳이고 규모가 상당히 커서 안양의 명동거리라고 하기도 하죠.  술집, 커피숍, 패선잡화점, 편의점, 노래방, 음식점등 명동의 그곳과 비슷한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90년대는 패션의 거리를 방불케 할 정도로 패션 잡화와 옷집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커피숍등 좀 더 다양한 구성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90년대에 자주 찾았던 슈바빙이나 OB머시기 하는 그 곳이 아직도 있나 모르겠네요

평촌 신도시가 생긴 후 안양의 기준점이 안양1번가에서 약간 평촌 쪽으로 쏠리고 있지만 여전히 안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이 안양1번가입니다. 안양1번가는 지상만 보면 안됩니다. 안양지하상가도 유명하죠


안양을 자주 찾았던 또 하나의 이유는 극장 때문이었습니다
지금은 전국 어디나 영화관람비가 똑 같아졌지만 예전엔 달랐습니다. 지금 같이 와이드 릴리즈 방식이 아닌 단관개봉 방식이었던 시절의 안양에는 안양극장, 삼원극장등이 유명했고 그 곳의 영화 관람료는 서울에 비해 반 정도가 싼 걸로 기억됩니다. 

가끔 돈이 궁할 때는 안양에서 영화를 보기도 했죠. 삼원극장에서 로보캅3와 안양극장에서 트레인스포팅등을 본 기억이 나네요. 싼 가격 만큼 영화관 시설은 좋지 않았습니다. 의자 밑에 다 먹은 캔이 굴러다니고 쥐가 다닐것만 같은 곳도 있었고요. 

그래도 싼 가격에 꾹 참고 봤습니다. 지금은 CGV가 구름다리를 이고 올라가 있는데요. 한번 가봤는데 구로CGV나 신도림CGV가 더 낫더라고요.  관람료라도 싸면 갈텐데 전국 어디나 동일하니 더 이상 가고 싶지는 않네요


안양1번가를 탐험하다가 발견한 '구 서이면 사무소'입니다.
이 곳은 안양에서 2천년도에 복원 했다고 하는데요. 서이면사무소라는 곳을 30억원을 들여서 복원 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여기 그냥 음식점으로 기억되는데 이걸 복원했네요? 역사적 가치가 있나요?  얘길 들어보니 일제시대때 곡식 수탈을 하던 곳인데  뭔 의미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이런 흔한 한옥건물은 많이 있는데요. 

무슨 역사적 의미가 있는지 의미가 있어도 일제시대때 백성을 괴롭히던 관청을 왜 후세사람이 보존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아픈역사도 보존가치가 있으면 복원하는게 옳은 모습이나 교과서에 오를 정도도 아니고 보존가치도 크지 않아 보입니다. 건축학적인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안양시는 이런 곳에 30억을 투자 했을까요?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도 안드네요

이 곳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redtop.tistory.com/435  에 있어서 더 설명은 안하겠습니다


삼원 프라자 관광호텔, 이 곳은 안양을 찾는 관광객들이 묶는 곳이기도 하고 뷔페식당도 있어서 결혼식 회갑연을 하는 곳입니다. 주로 나이드신 분들이나 고귀한 만남을 위한 곳인데 그러고보니 안양에 큰 호텔을 못 본것 같네요. 


안양1번가를 카메라를 들고 옛 생각을 하면서 돌아다녀보니 옛 기억속의 가게들은 다 사라졌습니다. 솔직히 잘 기억나지도 않네요.  자영업자들이 워낙 회전율이 빨라서 10년이나 더 지난 추억을 꺼내서 맞춰보는것은 무모한 짓이기도 합니다.

아메리카노가 1천원, 카페라테 2천원 무척 싸네요. 그런데 파리바게트인가가 아메리카노 1,2천원에 팔던데요. 워낙 프랜차이즈들이 강세이고 가격경쟁력마져도 좋아져서 이런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은 힘에 부치는 모습입니다. 


안양1번가 맞은편에는 안양중앙시장이 있습니다. 거대한 시장이고 이 안양중앙시장이 버티고 있어서 주변에 마트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촌쪽에는 마트가 많이 있는데 이 안양1번가 주변에는 없습니다.  안양중앙시장을 몇번 가봤는데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순대곱창 먹으로 많이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캐노피로 눈과 비를 막고 다양한 상품과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하니 마트가 들어올 틈이 없죠



안양시는 위성도시입니다.  서울의 미니어쳐라고 할까요. 포도가 유명한 안양, 하지만 서울의 위성도시라고 봐야겠죠.  의왕과 군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군포는 공장지대였는데 산본신도시의 개발 후에 많이 변했습니다. 산본신도시에 사는 후배가 있는데 거기가면 신도시라서 그런지 안양1번지와는 또 다른 분위기입니다.

의왕, 군포, 안양 이 3개의 도시가 통합한다고 하네요. 통합하면 뭐가 크게 달라지나요? 중복되는 행정인력을 줄일 수 있지만 딱히 통합된다고 해서 달라 질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통합되면 덩치가 상당히 커지겠네요


중앙지하도상가는 안양1번가의 또 하나의 보물입니다.  코엑스의 지하 쇼핑몰에 비하지는 못하겠지만 90년대도 상당히 유명한 곳이였죠.  안양지하상가 하니까 생각나는데요. 안양에서 주름잡았다고 하면 이 안양지하상가에서 주름 잡았다는 말과 같습니다.   80년대에는 안양지하상가에서 상권 다툼 때문에 칼부림도 날 정도로 이 지하상가 상권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고 할 만큼 매출이 좋았다고 하네요

 


90년대에는 옷가게만 즐비 했는데 지금은 옷가게는 물론 핸드폰 가게가 즐비하네요. 이 지하상가는 괘 길이도 길고 규모도 큽니다. 지하상가가 좋은 점은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아서 항상 인기가 높죠. 

핸드폰 가게가 즐비한 가운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피는 상인들의 눈길이 보입니다.
전 이렇게 배치한 곳은 잘 안갑니다. 물건 잠깐 볼려고 하면 과잉으로 친절한 모습, 그 과장된 친절뒤에 다가오는 부담감 때문에 이런 곳에서 휴대폰 사지 않습니다. 또한 바가지에 대한 공포감도 있고요. 이 공포감을 심어준 것은 '용산 터미널 상가'입니다.  물건 안사면 욕하던 그 '터미널 상가' 물론 안양지하상가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고 이런 분위기들 너무 싫습니다.

 
제가 카메라를 들고 지나가서 그런지 호객행위는 안하네요. 원래 안하는 건가요? 호객행위 전 아주 싫어합니다. 그래서 땅 보고 걷곤 하네요.  

지하상가도 많이 리모델링 되었네요

 
반가운 푯말이 하나 보입니다. 대동문고,  안양1번가에서 가장 큰 서점인데 아직도 있네요. 서점들이 다 망해가는데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니 찾아가 봤습니다

 
규모가 상당하네요. 예전엔 1,2,3층인가 지상으로 올라갔는데 지하로 내려갔네요. 대동문고는 안양 본백화점 건물에 있었는데 안양 본백화점이 사라진 후 지하로 내려갔는데 지하 1,2층을 다 사용하네요. 보통 이런 서점들은 할인판매를 하지 않고 정가로만 팔던데 좀 살펴보니 1년이 지난 도서는 10% 정도 할인을 해주네요.


인터넷서점들이 10%할인에 쿠폰에 마일리지등을 해서 실제로는 20% 할인까지 해주는데 이런 오프라인 서점도 서점 맘대로 가격을 책정 할 수 있게 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출판사들도 책 가격을 낮추었으면 해요. 쓸데 없는 띠지 같은것 하지 말고 그 가격이라도 낮추고 책의 종이질도 좀 낮춰서 가격을 확 낮추었으면 합니다. 갱지면 어떻습니까?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중요한거죠. 


안양1번가로 다시 나왔습니다. 이수근의 펀펀한 술집, 개그맨 이수근이겠죠?  요즘 개그맨들 이런 프랜차이즈 하나 정도는 하던데요. 인기가 사라진 후를 대비하는 보험 같은 것 아닐까 하네요


반대편에는 옹달샘의 유상무상무상의 샹떼가 있습니다.
이런 술집이나 PC방들 모두 개그맨들이 직접 운영하는게 아닌 이름만 빌려주는 것이죠. 온라인 쇼핑몰도 그래요. 연예인들이 운영하는 듯한 연예인몰들 대부분이 이름만 빌려주고 있죠. 한때  인기검색어에 특정 연예인 쇼핑몰이 뜨던데요. 
요즘은 안보이더군요. 


연예인 이야기가 나와서 더 말해볼께요. 안재모도 고깃집 하나 차렸는데요
안재모, 박한별, 세븐, 비, 오연수,김민종, 붐, 바다의 공통점이 뭘까요?  다 안양예고 출신입니다.

안양1번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안양예고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가끔 보는데 연예인 포스를 작렬했죠. 하지만 고등학생이라기 보다는 예비 연예인의 모습들이라서 거리감이 있었습니다. 담배도 많이 피고 쩝..


지금도 안양예고 출신 연예인들이 참 많은데요. 연예인 사관학교라고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안양예고가 비리가 참 많은 학교라서 썩 좋게 보지는 않습니다

http://search.daum.net/search?w=tot&q=%EC%95%88%EC%96%91%EC%98%88%EA%B3%A0+%EC%B6%9C%EC%8B%A0+%EC%97%B0%EC%98%88%EC%9D%B8 
에 가면 엄청난 안양예고 출신 연예인이 나옵니다.


이런 이유로 한 일본 카레 전문점의 오픈식에 비스트, 신화 전진, YG의 양현석, 세븐등이 화환을 보내기도 합니다.
연예인들의 줄 화환이라.  사장님이 누군지 궁금하네요. 혹시 전직 아이돌??



안양1번가가 더 화려한 이유중 하나는 안양예고도 한 몫 할 것 입니다. 예비 연예인들이 놀던 곳, 그런데 김종국은 신성고등학교 출신이라서 안양예고 출신이 아닙니다. 솔직히 안양예고 출신들은 서울에서 살던 학생들이 많고 안양 토박이는 많지 않을 것 입니다. 따라서 안양출신인 연예인은 많지 않을 것 입니다. 그 대표적인 가수가 '김종국'이죠

방송에서 가끔 말했지만 김종국이 안양1번가를 주름 잡았다고 하죠.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또 한명의 안양출신 연예인이 있죠. 차승원, 차승원도 안양출신인데요. 김종국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도 차승원 이야기는 많이 듣지 못했습니다.




 요즘은 공주풍의 카페가 인기인가봐요. 창가에 있는 방에 공주방 같은 곳에서 영화나 TV등을 보는 공간이 많아 졌네요

 
안양1번가는 낮보다 밤이 어울리는 공간입니다. 안양에 가실 일 있다면 꼭 안양1번가를 돌아다녀 보세요. 눈요기꺼리는 확실히 많습니다. 다만 다른 지역의 번화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게 아쉽기는 하네요.  

하지만 지하상가와 안양중앙시장과 안양1번가가 아우러내는 작은 명동 같은 느낌은  이 근처 지역에서는 유일한 존재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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