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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음악창고

한국 락의 시작과 현재까지를 되돌아보다

by 썬도그 2011.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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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한국같이 노래방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음악을 즐겨 듣고 즐겨 부르게 됩니다.  저는 노래 부르는것은 별로 좋아 하지 않습니다. 특히 맨정신에는 더 부르기 싫어하죠. 하지만 듣는것은 참 좋아합니다.  고등학교때 차비 아껴서 2500원짜리 카세트 테이프 하나사서 하루종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음악매니아라면 음악매니아이죠. 하지만 전 좀 편식하는 음악매니아였습니다. 솔직히 음악매니아는 아니고  발라드 계열, 윤종신, 푸른하늘, 이승환, 이문세 계열의 팝발라드를 주로 소비했죠

댄스음악 별로 좋아하지 않고요. 락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락중에서도 부드러운 락 발라드는 좋아했지만 정통 락이나 하드락이나 헤비메탈은 그냥 싫었습니다. 시끄러운거 딱 질색이거든요.  저뿐 아니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락을 싫어하는 이유가 시끄럽기 때문이고   '나는 가수다'가 락을 부활시켰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다시 주류에 올라온것은 아닙니다.

방금 MBC에서  한국 락의 역사를 다룬 '나는 록의 전설이다'를 해주더군요.  비도오고 술에 약간 취한 기운에 그 방송을 보면서 옛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방송은  한국 락의 태동과 현재까지를  요즘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시나위', '부활', '백두산'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었습니다.   참 자세하고 꼼꼼하게 잘 다루었지만  제 추억속의 락을  머리속에서 끄집어 내 보겠습니다


 
한국 락의 시작과 현재까지를 되돌아보다

라이브 콘서트를 휘어잡는 힘을 가진  '락'


 군대에서 동기녀석이 락 매니아였습니다.  진주 공군 교육사령부에서 특기훈련을 받을때  10시 점호후 11시 까지 음악방송을 했습니다. 그 음악방송의 시그널 음악이 지금은  전설이된 '너바나'의 곡이였죠. 제 동기녀석이 적극적으로 밀어서 그 음악이 시그널 음악이 되었는데요. 그때까지만 해도 락은 저에게 시끄러운 음악이었고  작년까지도 락음악하면 좀 피했죠

 2010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때  'YB밴드'를 봤습니다.그리고 처음으로 락음악을 라이브로 들었습니다


 

 그때 알았죠.  이래서 락음악에 빠지는구나.  현장 장악력이나 그 웅장한 사운드는 발라드 음악이나 댄스음악이 넘어설 수 없었습니다. 거대한 사운드 폭풍에 놀라움과 소주 1병을 완샷한듯  단박에  빠져들었고 이제는 락음악에 대한 거부반응은 없어졌습니다.  

서양에서의 락의 태동은 락앤롤로 부터 시작해서 오래 되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락의 시작은 70년대 부터였죠.
'레드 제플린', 딮 퍼플, 블랙사바스, 후, 키스, 퀸, 본조비, 섹스 피스톨즈등등  서양의 락음악은 70,80년대 대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는  락밴드가 낸 음반들은  묻지도 따지지 않고  사는 분위기였고 엄청나 규모의 락공연이 많았습니다.

지금이야 해외 팝음악과 K팝과의 시차가 거의 없지만 70,80년대는 인터넷도 없고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죠.  그리고  서서히 한국에서도  락음악이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한국 락의 시작과 현재까지를 되돌아보다


 시나위, 부활, 백두산이란 삼각편대가  한국 락을 태동시키다

 80년대 초까지만 해도 나미의 '빙글빙글'과 같은 댄스음악과 트로트, 포크음악이 주류였습니다. '쎄시봉'음악이 대학생에게 인기가 많았고 어른들은 트로트에 빠져 있었죠.  저 같은 꼬마들은  나미의 '빙글빙글'같은 음악을 들었고  본격 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밴드음악을  했던 '송골매'나 대학가요제 출신의 밴드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86년경을 기억되는데  부활이 세상에 등장합니다.  
희야~~~~ 날좀 바라봐...나는 너를 좋아했잖아..  
지금 들어도 너무 듣기 좋은 노래입니다.  특히 기타로 종소리를 내는 그 전주는 정말 대단했죠. 오늘 같이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은 희야~~ 만큼 빗줄기를 뚫어내는 힘을 가진 노래도 없습니다.  미성의 이승철의 노래와 전자기타의 반주는 정말 대단했죠

뭐 방송에서도 많이 다루었지만  86년경은 신대철의 시나위, 김태원의 부활, 그리고 백두산이 준비하고 있던 시기였습니다.
당시의 그들의 몸짓이나 비쥬얼은 초라했죠.  당시 서양의 유수의 락밴드에 비하면  많이 어설픈 비쥬얼이었습니다.

긴 머리도 아니고 어정쩡한 비쥬얼들.  서양 락 밴드만 쳐다보던 락매니아들은 어딘가 많이 미흡했던것이 당시의 한국 락밴드들이었고 그럼에도  한국어로 된 락 음악에 많이들 추종했습니다.   실제로 부활 티켓은 엄청나게 팔려나갔고 부활 콘서트를 보고온 친구들은 무용담을 펼치듯 하루종일 으스되기도 했습니다.

이 80년대 당시는 락음악이 대중성이 크게 있다고 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지금보다는 상대적으로 인기를 가지고 있었죠
시나위의 노래중 대중에게 인기 있었던 곡은 '크게 라디오를 켜고'가 있었고  부활의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있었죠. 
백두산은 1집에 '애타는 마음'이 있었기는 했지만 대중적인 사랑은 받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한국 락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영국과 미국 락음악의 카피밴드 수준이었다고 할까요?  퍼포먼스나 비쥬얼에서는 많이 부족했죠. 그렇다고 수준이 떨어졌다는 것은 아닙니다. 당시 한국 사회의 경직성을 생각하면 그들이 그런 비쥬얼을 갖춘 것은 이해가 가고 더 나갔다면 방송금지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방송에는 안나왔지만  락의 대중화를 이끈 곡이 87년 강변가요제 동상 수상작인 '티삼스의 매일매일 기다려'입니다. 

지금 30대후반 이상 분들은 이 노래 잘 기억하고 술이 얼큰하게 취하면 옛생각나서 가끔 부르지 않나요?
중학생인 저도 이 노래 많이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나네요.  

 

 90년대 들어서자  락 밴드 보컬들의 솔로 선언이 유행되다

 89년 예상했던 대로 이승철이 솔로로 독립했습니다.
제가 왜 이런 예상을 했냐면  송골매 때문입니다.  송골매에서  배철수와 구창모는  비틀즈의 존 레논과 폴 메카트니처럼 아웅다웅하고  여자들에게 인기를 차지했던 밴드 멤버였죠.  어느날 구창모가 솔로로 독립합니다.

사실 밴드의 생리를 잘 모르는 대중들은 이런 생각을 하죠.

아니 노래는 보컬 혼자 다 부르고 기타는 좀 튀지만 뒤에서 보이지도 않는 드럼이나 특히 베이스기타는 뭐하는거지? 라는 생각이 들죠.  수익을 N분의 1로 나눌거면 그냥 보컬이 솔로로 데뷰하면 혼자 수익 다 차지할텐데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뭐 밴드들 해체하면 대부분 그렇죠.  음악적 성향이 달라서... 하지만 대부분은 음악적 성향때문 보다는 밴드내의 알력 다툼이 더 큰 이유겠죠.  이승철이 부활을 나간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구창모가 송골매에서 나온이유가 다르지 않을 것 입니다.

이승철이 솔로 독립한거 그냥 그런가 보다 했지만  부활 2집에서 내가 너무나 소중하게 여기는 특히 후반부의 여성 허밍이 너무 좋아서 고등학생이던 내가 수학여행 버스안에서 듣고 또 듣던 그 노래를 '마지막 콘서트'라는 노래로 들고 나왔을때는 가슴이 무너지더군요.  최근에 알았지만 그 여성 허밍을 김태원의 부인이 부른거더군요.

뭐 김태원이 수시로 그 회상3에 대한 탄식을 자아내지만 저 또한 그 '마지막 콘서트'를 원망했습니다. 또한 지금도 '마지막 콘서트'보다는  김태원이 부른  허스키보이스의 '회상3'가 좋습니다

91년  임재범의 '이밤이 지나면' 이 나올때는 이게 하나의 유행 같더군요.  거기에 92년도인가 김종서마져도 솔로로 독립하죠
여기에 부활에서 나왔다던 '신성우'와 이덕진등도 가세하면서 락음악은 여전히 인기를 얻었습니다. 90년대와 2천년대 초에는 김경호가 있었지만  여전히 락음악을 하는 솔로가수였습니다.  락은 밴드일때가 완성체이지 솔로 락음악은  미완성의 형태입니다. 

하지만 락밴드는 거의 인기가 없었죠. 립싱크도 에어기타를 연주하는 것도 어색했던 락밴드들의 음악. 기타코드도 꽂지 않고 전자기타를 치는 흉내만 내는 모습속에서 방송사에서 락밴드를 좋아하지 않는것을 알았고 결국은 보컬만 남고 다른 연주자들은 도태되었습니다.

그나마 신해철이 넥스트라는 락그룹으로 명맥을 유지했지만 락밴드들은 쇠락하게 됩니다. 락음악은 소비되었으나 모두 보컬만 있는 이상한 형태가 계속 됩니다.

 
락 발라드만 인기 있던 락음악 결국은 점점 자취를 감추다

 서태지가 92년 등장했습니다. 릴리 바닐리의 음악을 표절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난 알아요'도 알고보면 락적인 요소가 많은 랩음악이었습니다.  랩과 락을 절묘하게 잘 섞었죠.  서태지와 아이들의 1집, 2집, 3집등을 들어보면 랩음악을 하면서도 락적인 요소가 참 많았습니다.  하여가도 그렇고  교실이데아, 필승, 시대유감등  락의 전자기타음과 드럼비트가 강했죠.

아이러니 하게도 서태지와 아이들이 한국에 댄스음악 붐을 일으켰지만 그로인해 락은 점점 대중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
락밴드 출신의 락보컬들이 90년대 중반까지는 어느정도 명맥을 유지했지만 90년대 후반 HOT나 젝스키스등의 아이돌 댄스그룹이 등장하고 대형기획사들이 등장하면서 락은 무너지게 됩니다.

기획사들은 철저하게 대중취향적인 댄스음악을 선보였고 대중은 락을 버리고  오로지 댄스음악만 만들고 대중은  그걸 소비하게 됩니다. 락을 접할 기회가 없어지니 락은  주류에서 추락해서 다시 언더그라운드로 떨어지죠. 거기에 2천년대 중반 '카우치'가  음악방송에서 홀딱쇼를 하는 바람에 더 이상 공중파에서 락을 듣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펑크 락'을 했던 노브레인과 말달리자의 크라잉넛이 인기가 있었지만 그 외에는 전멸하게 됩니다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다시 부활한 락음악 


나는 가수다는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구설수도 잡음도 많았지만

 나는 가수다를 통해서 락밴드 음악이 살아났습니다.
YB의 락음악을 통해서 락의 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락음악의 무대 장악력 라이브의 제왕을 대중에게 알려주었습니다.

YB가 탈락하지 않고 계속 선전하는 이유는 시청자들보다는 방청객이 더 잘압니다.  정말 락음악은 TV가 아닌 대형콘서트장에서 보고 느껴야 하고 같은 인기의 가수라도 락가수는 콘서트장에서 강합니다

 

2011년 세계에서 가장 수입이 많은 가수 TOP10


라는 글에서 소개했지만  2011년 가장 수입이 많은 가수는 U2라는 밴드이고 2위는 본조비입니다. 
이들이 수입이 많은 이유는  여전히 대형 콘서트를 하면서 전세계 순회공연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한국에서도 콘서트를 한번 했으면 하네요.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 외국의 이야기고 한국에서 락커로서 살아가기는 너무 힘듭니다. 오늘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백두산의 기타리스트 김도균이 14년된 소형차를 몰고 혼자 밥을 먹고 하는 모습은 한국에서의 락커의 현실을 담고 있습니다.

임재범이 나는 가수다를 나온 이유도 락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기 보다는 생활고였죠. 도도한 락의 정신을 버리고 아픈 아내를 위해서 마이크를 잡습니다. 

과정이 어쨌던  락의 부활을 너무 좋게 보고 있습니다. 내가 좋아했던 김태원이 '국민할매'로 불리우더라도 그로 인해 우리 대중이 락음악의 에너지와 그 파워풀한 모습을 접할 수 있다면 대중에게도 좋은 모습이죠

돌이켜보면 80,90년대는 다양한 음악장르가 골고루 사랑 받았고 락밴드들은 음반판매아 공연으로만을도 먹고 살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본의 논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대중은 점점 가볍고 경쾌한 아이돌 댄스그룹의 노래들만 섭취하게 되었고  결국은 그 피해를 고스란이 부메랑이되어 받게 됩니다.

당장 락의 인기가 부활한다고 할수는 없겠죠. 다만 락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인기는 가졌으면 합니다. 
그래야 락이라는 음악장르가 멸종하지 않고 우리 곁에 계속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 대학로의 예술전용극장인 '하이퍼텍 나다'가 사라진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점점 예술영화를 보기 힘들게 되어가는군요. 다양한 영화를 보면서 다양한 세상을 접해야 다양한 이야기와 다양한 재미가 샘솓을텐데 우리는 너무 한쪽으로만 쏠리는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죠. 세상이 다양해진것 같지만 생각들의 동기화는 점점 더 심해지네요

왕년의 락스타들이 다시 부활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예능을 하는 락커는 배신, 배신형이었지만 이제는 그렇게라도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락을 알리므로써 후배들이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된다면 선배의 배신이 아닌 선배의 희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유행가요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인기가요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 음악이 정말 좋아서 우리가 들을까요? 방송에서 라디오에서 줄창 틀어주니까 귀에 익숙한게  인기가요고 유행가요 아닐까요?  락 음악이 처음에는 귀에 쏙쏙 들어오지는 않겠지만 보다 많이 접하다 보면 적응하고 익숙해지고 그러다 보면 예전처럼 하나의 주류가 되지 않을까요?

락의 부활을 기대하며 그 기대가 현실이 되면 보다 다양한 음악을 듣는 대중속에서 대중음악의 깊이는 더 깊어질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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