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때 아버지가 장사갔다 오시면서 사온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고구마를 싼 중학교 교과서를 봤습니다.
그 교과서는 국어교과서로  '황순원'의 '소나기'가 담겨 있더군요. 고구마를 먹으면서  그 소나기의 일부를 읽었습니다.

중학교 입학하기 전 겨울방학때  새로 단장한 교보문고에서 황순원 단편소설집을 사서 집으로 오는 버스안에서 다 읽었습니다.  요즘 중학교 책에는 어떤 소설들이 들어 있을까요?

전상국 작가의 '우상의 눈물'을 우연히 읽게 되었습니다.
이 소설 아주 재미있는 소설이더군요. 이 '우상의 눈물'은 중학교 교과서에 일부가 소개되어 있다고 하네요

잠깐 줄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소설은 시작되자마자 고등학생인 유대가 최기표라는 재수생파에게 폭력을 당하는 장면부터 나옵니다.
최기표는 몇년 꾸른 학생이고 재수파라는 파벌을 형성하고 다니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재수파를 무서워하고 그들의 폭력에 부들부들 떱니다.

유대는 새학기 임시반장이 되었다는 이유로 최기표의 재수파에게 집단 린치를 당합니다.

담임선생님은 이런 것을 모른채 유대에게 임시반장을 맡기면서 최기표의 악행을 고자질하라고 은근히 부축입니다. 하지만 유대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모든 것을 선생님에게 고자질을 하고 보고를 했다가  다른 친구들이 은근히 따돌리는 경험을 했기에 이번만은 그런 은밀한 거래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유대는 형우라는 자신의 절친이자 반에서 1.2등을 다투는 친구에게 반장을 시키라고 선생님에게 권합니다.
그리고 기표를 부반장으로 임명합니다.  이후 선생님은 기표가 가난하다는 것을 알고  체육복등을 자비로 선물해 줍니다. 하지만 기표는 그런 선생님의 선의를 달갑게 여기지 않습니다.

만년 재수생인 기표를 위해 형우와 반 아이들은 의기투합 합니다.  그 의기투합이란 각 과목에서 가장 잘하는 학생이 기표에게 정답쪽지를 전해주는 것이죠. 그래야 기표가 다시 유급당하는 일이 없이 졸업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이 틀어지고 맙니다. 기표는 그런 반 학생들의 선의로 한 부정행위를  시험감독선생님에게 일러바칩니다.  다행히 시험감독선생님은  행동은 나쁜행동이지만 동기도 그렇고  서로 자기가 부정행위의 주도자라고 하는 모습에 그냥 넘어가기로 합니다.

그러나 화가난 기표는  형우를 인근 뒷산에 데리고 가서 재수파와 함께 집단 린치를 가합니다. 
이 폭력사건은 우연히 지나가던 시민의 신고로 발각이 됩니다.  형우는 병원에 실려갔지만 선생님앞에서  기표가 때린게 아니라 자기가 맞을 짓을 해서 맞은 것이라면서  기표를 감쌉니다.

2주일 후 형우는 학교에 돌아오고 친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받습니다.  기표의 악행을 선생님에게 말하지 않고 의리의 사나이라면서  형우는 학교 스타가 됩니다.  거기에 재수파도 와해가 됩니다. 기표만 빼도 나머지 재수파들은 모두 형우가 누워있는 병원에 혼자씩 찾아와서 사과를 하고 갔습니다.

유대는 물어봅니다. 모든 일은 담임선생님과 짜고 한 것 아니냐고 합니다. 형우는 강한 부정은 안합니다. 다만 담임선생님이 나에게 일임했다고만 말하죠.  형우는 우리가 무서워 했던 것은 기표가 아니라 기표를 둘러싼 재수파였다면서 자신의 이번 일로 인해 모두 와해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기표는 이빨 빠진 뱀이 되었습니다. 
형우는 기표의 악행을 세상에 말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표가 원래 악한 학생이 아니라 두부모님이 모두 병으로 앓고 있고 어린 여동생이 가난때문에  버스안내양을 하고 있는 가난한 환경이 기표를 악하게 만들었다면서  기표 돕기 운동을 펼칩니다.  이 사건은  신문에 까지 실리게 되었고  기표는 전국에서 응원편지와 위문품을 받습니다.  그리고 영화사까지 와서 기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다고 합니다.

폭력배 같은 기표는 한순간에 동정을 받는 벌레가 되어버렸습니다. 기표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기표를 형우와 담임선생님이 가난하지만 꿋꿋하게 학교에 출석하는 학생이라고 포장을 하고 우상화를 시킵니다.  재수파가 와해된 후 수줍은 학생이 된 기표는 모든 것을 묵묵히 따릅니다.

그런데 어느날 기표가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됩니다.  선생님은  기표가 사라진것에 분노하며 "기표 새끼"라는 말을 합니다. 영화사가 오기로 한 날인데 사라져 버린 기표.   그리고 술집에 나가게 된 기표 여동생에게 보냈다는 기표의 편지를 유대와 형우에게 보여줍니다

거기엔 " 나는 무섭다. 나는 무서워서 살수가 없다. 더이상 세상이 사람들이 친구들이 무서워서 살수가 없다"



이 소설은 교과서에 오를만한 소설입니다. 짧은 소설이지만 폭력배가 행하는 폭력과  선으로 포장된 그러나 올바르지 못한 제도권이 한 학생에게 가하는 폭력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형우와 담임선생님은  최기표라는 학생의 선도라는 결과물만 생각할뿐 과정의 순수성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이란 과정도 선해야 선이지만  형우와 담임선생님이 최기표라는 불량배를 선도하는 과정은 진정성이 없습니다.
선도라는 결과에만 집착한 괴물들이죠.  최기표라는 전직(?) 불량배를 와해시키면서 자신들의 의도대로 선도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한 영화가 떠오릅니다



바로 '시계 태엽 오렌지"입니다. 
영화에서 알렉스파는 악행이란 악행은 다 하고 다닙니다.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행동을 하다가 부하들의 배신으로 감옥에 가게 됩니다.  알렉스는 감옥에 간 후  감옥에서 빨리 나갈 요량으로  인간 교화 프로그램인 루도비커에  지원합니다. 

루도비커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영상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잔잔하게 깔아주면서 2주내내  강제로 보게 합니다. 한마디로 세뇌프로그램입니다.  알렉스가 좋아하는 노래인 베토벤 교향곡과 폭력적인 영상이 같이 나오니 알렉스는 미칠 지경입니다.

베토벤은 아무 잘못도 없다고 항변하지만 묵살됩니다. 2주후 알렉스는 새인간이 됩니다. 본성은 교화되지 않고  다만 세뇌프로그램으로 인해  욕정이나 폭력앞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입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착하게 행동해야 하는 알렉스와  최기표가 너무나 닮았네요.
영국정부는 알렉스에게  과정과 문제의 본질인 교화보다는 결과물 즉  폭력과 욕정에 반응하지 못하는 괴물로 만든 것 입니다.  최기표도 형우와 담임선생님이라는 제도권의 선으로 포장된 자유의지가 말살된 선도에  겁을 먹고 세상이 무섭다고 외칩니다. 



요즘 보면 상대의 폭력을 지적하면서 자신도 똑같이 폭력을 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폭력학생들의 교화나 감화는 뒷전이고 강력한 법으로만 다스릴려고 합니다.  또한 교화를 목적으로 행해지는 제도권의 폭력도 문제이지요.  그렇다고 폭력을 옹호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그 근본원인제거인 인성의 변화를 유도하는 시스템에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이러니 선생님들이 맘대로 체벌하지 못해서 폭력학생이 발생한다는 이상한 논리로 접근하게 되죠. 체벌이 행해지던 시절에도 폭력학생은 있었고  체벌이 없어도 폭력학생은 있고 있을것입니다.  문제는 체벌이 있고 없음의 유무가 폭력학생이 만들어지고 안만들어 지는것이 아님에도  우리 사회는 너무 표피적으로만 다스릴려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네요

선으로 포장된 제도권의 폭력에 최기표는 세상이 무섭다고 도망쳤습니다.  과연 어떤 폭력이 더 악할까요?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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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gamjuu.tistory.com BlogIcon 즈라더 2011.06.27 01: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급하신 영화 <시계태엽오렌지>가 자꾸만 떠오르는 요즘입니다..

  2. Favicon of http://simglorious.tistory.com BlogIcon 도플파란 2011.06.27 07: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느쪽이 옳은지 혼란만 있는거 같아요.. 다만.. 폭력은 안 좋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