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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자살에 대한 최대 수혜주는 인터넷 언론과 포털

by 썬도그 2011.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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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공화국이라고 손가락질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우리 이야기냐고요? 아니오 일본이요.  일본은 자살에 대한 미화가 있는 나라라고 손가락질 했던 적이 있었죠.  벚꽃과 같은 삶을 사는 일본인들이라고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우리가 자살 강국이 되었네요. 

2010년 OECD 건강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율이 28.4명으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간으로 따져보면  하루에 42.2명이 자살을 하고 34분마다 한국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목숨을 스스로 끊고 있습니다.
손가락질 하던 일본이 19.4명인데 10명이나 더 많네요.  

 한국이 자살 강국이 된것은 외환위기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의 삶을 크게 바꾼 사건이죠.
외환위기 이후에 양극화는 심해졌고 신자유주의가 넘쳐났습니다.  잉여인력들은 무조건 정리해고 시키기 바빴고  모든 것을 경제논리 돈의 논리로 제단했습니다.  현기차 부품 납품업체인 유성기업이 파업하니 나라 망할 것 같이 떠드는 보수 언론들을 보고 있으면 한숨만 나옵니다.  모든 것을 나라의 흥망과 연계시키는 저 졸렬하고 치졸하고 더러운 돈의 논리의 홍위병이 되어서  대기업들의 딸랑이가 된 모습은 참 가관이죠
 



이 전글에서  소개한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커뮤니티 지수가 최하위입니다. 이 커뮤니티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힘들고 어려울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냐는 물음에 80%만이 있다고 대답했고 20%는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OECD평균은 91% 였습니다.   즉 10명중 2명은 힘들고 어렵고 삶이 버거울때 손을 내밀어 도와 달라고 할 사람이 없다는 것 입니다. 저는 이 커뮤니티 지수가 낮은 모습을 보면서  한국사회가 집단 자폐증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예전엔 남의 집 숟가락 갯수까지 알 정도로 이웃들과 서로 공유하고 친하게 지냈는데 요즘은 어디 그런가요?  옆집에 누가 사는지 관심도 없고 서로 인사만 하는 정도죠

 또한 대화는 많이 하고 SNS 강국이니 뭐니 하면서 팔로워 숫자 자랑하지만 정작  속 깊은 이야기는 하지 못합니다.
술자리에서  연예인 잡담이나 할 줄 알지  그 사람의 속내까지 꺼내는 자리는 별로 없습니다.  뭐 저도 저의 속 깊은 고민을 친구들에게 다 까놓지는 못합니다.   반대로 저에게 속내를 다 보여주는 친구들은 많네요. 제가 말을 잘 들어줘서 그런것 같아요.  모든 말을 무시하지 않고 곰곰히 들어주니까 술을 먹으면서 제 의견과 조언을 많이 구하는데요.  그렇게  확 풀고나면  친구들은 고민이 해결되지는 않아도 고맙다고 하고 갑니다.

현대인들이 그렇죠.  누군가 자기 이야기를 좀 들어 줬으면 하는데 그런 상대가 많지가 않습니다
그렇다고  트위터에 속사정을 이야기 할 수 없잖아요.  송지선 아나운서도  흔들릴 때 잡아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그런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았을텐데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채동하라는 가수가 자살했습니다. 3일전에  가수인 전 여자친구에게 문자를 남겼다고 하는데 전 여자친구는 바빠서 답장을 못해주었다고 합니다. 자살자들은 죽기전에 누군가에게 손을 내밉니다. 그러나 그걸  그 사람에 대해서 잘 알고 일거수 일투족은 아니더라도 유심히 본 사람은 그 손을 덥석 잡아서 술을 먹인 후 다 토해내게 합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큰 관심이 없고 일이 바쁘면 그걸 볼 수 없습니다

송지선 아나운서의 죽음을 두고  SNS살인이라는 말을 언론들이 쓰는데 참 웃기는 기사지요. 물론 SNS의 파괴력과 증폭력은 문제가 되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싸이월드 사용설명서에 많은 사람이 지켜볼수 있으므로 글쓸때 신중하게 쓰세요`~라는 경고문구를 넣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SNS보다 더 큰 책임은 언론에 있다고 봅니다

송지선 아나운서의 트위터 글을 기사화하고 논란을 부축여서 모르던 사람들도 수근거리게 만든  인터넷 찌라시와 기존 메이저 언론들의 추악함은 스스로들 반성을 안합니다.  저는 그 기사를 볼때마다  '저러다 죽는거 아냐'라는 생각을 했는데  결국은 제 예측이 맞았네요.

포털들도 문제입니다. 솔직히  정말 쓰레기 같은 혹은 연예인 뒷담화 기사, 확인도 안되는 기사를 포털 메인에 노출시키는 모습은 정말 더럽고 추악합니다. 20,30.40대 분들은 뉴스기사를 포털에서 접하는데  포털 운영자들의  트래픽 지상주의의 뉴스기사 배치는 넌더리가 나네요

이렇게  찌라시 언론 기자들이 연예인 관련 기사를 쓰면 그걸 넙죽넙죽 포털 메인에 노출하는 모습은 한두해의 일도 아닙니다.  특히 자살기사를 다루는 태도는 아주 가관입니다.  어떤 언론사는  송지선 아나운서의 시체를 119 구급차량에 싣는 모습까지 카메라로 찍어서 노출시키던데요.   자살까지도 자신들의  기사화 하는 모습에서  과연 한국언론의 자살보도에 대한  반성이나 가이드라인은 있나 하는 생각 마져 듭니다

블랙카펫이라고 하죠?  유명 연예인이 죽으면 장례식장 앞에서 죽치고 앉아서 누가 조문오나 실시간 중계를 하는 모습.
이게 과연 인간이 할 짓인가요?  굳이 외국 언론을 거론하지 않아도  인륜적으로 그런 짓꺼리는 해서는 안됩니다

무슨 장례식이 축제입니까? 행사입니까? 그래도 양심은 있는지 조문온 블랙정장을 입은 동료 연예인들의 패션 점수는 매기지 않더군요


 
자살을 줄여야 합니다. 정부의 힘만으로는 부족하지만 정부도 책임이 있습니다. 왜 자살 1위인지에 대한 성찰도 반성도 노력도 안합니다. 스트레스 받는것을 경쟁력의 한가지 요소로 생각하는 한국풍토를 만든게 정부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무조건 정부 탓만 할 수 없는게 우리 한국인들이  점점  이기주의자들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중 하나는 너무 사는게 바쁘고 여유가 없으니 남이 도와달라고 하는 소리도 못들은척 혹은 실제로 못듣고 사는 것 같기도 하네요

북유럽의 소설책 '기발한 자살여행'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한 사람이 광고를 내서 자살자를 모집합니다. 돈을 모아서 관광버스를 하나 사고  북유럽 여기저기를 여행을 합니다.
마지막 여행이죠.  처음에는 서로서로 말이 없다가 좋은 풍광이 가득한 관광지를 다니면서 옆 사람과 이야기를 합니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부터 왜 죽을려고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그리고 절벽앞에 버스가 섭니다.  그 버스에 타고 밀면 목적은 달성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버스에서 하나둘씩 내립니다. 그리고 빈버스만 절벽밑으로 떨어집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터놓고 말하면서  살고 싶다는 욕망이 생긴거죠

지금 한국의 높은 자살율 뒤에는 커뮤니티의 부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유명 연예인이 자살을 하면 그걸 포장해서 상품화 하는 언론과 포털이 있지요.  포털과 언론은 자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 입니다. 포털이 하는 일이라곤 자살한 여자 아나운서 기사에 댓글을 막는 것 뿐이죠.  자살전에는  송지선 아나운서 루머기사 엄청 메인에 노출시키더니  죽고나서 위한답시고 댓글을 막는 모습. 정말 추악스럽습니다.

인터넷 언론보다 더 큰 권력자인 포털이 먼저 자살뉴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드시고 확인안된 루머성 연예기사는 메인에 노출시키지 마십시요. 포털 메인에 노출되지 않으면  을의 위치에 있는 찌라시 언론사들은 그런 기사를 만들지 않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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