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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대한 단소리

나는 가수다에는 탈락자나 루저가 없다

by 썬도그 201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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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무렵이 되면 집으로 빨리 들어갑니다. 피치못할 약속이 있거나 외부에 있으면 DMB로 봅니다. 
호프집에 TV가 없으면 스마트폰으로 DMB켜 놓고 '나는 가수다'친구들과 보면서  술한잔을 기울입니다.

캬~~~ 좋다. 술맛도 좋고 노래도 좋고 사운드도 좋고 오랜만에 보는 고품격 음악방송이죠.
사실 이 나는 가수다는 음악 교양프로그램이 아니죠.  예능프로그램입니다. 가수들에게 엄청난 중압감을 주면서 긴장감을 최대로 끌어올려 안에 있는 모든것을 끄집어 내게 만드는 길로틴을 달아놓고 그 위에서 노래를 하라고 하는 것이죠.

포멧이 아주 맘에 들지는 않지만 가수들의 혼신을 쏟아내고 그 혼신과 열정속에서 시청자들은 감동합니다.



개편 후 첫 탈락자가 나왔습니다.  그 주인공은 김연우입니다.  김연우는 그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 '나가수'는  그 가수의 개성과 음색등 개성을 대결하는 서바이벌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기교의 서바이벌 장이죠.  따라서  R&B처럼  애드립과 꺽기등 엄청난 기교를 칠 수 있는 가수들이 유리합니다.  아니면 호랑이 같은 임재범처럼 포효하는 듯한 거대한 울림과 폭발적인 가창력을 가진 가수들이 인기가 많습니다.

오늘 박정현이 충격적인 7위를 했습니다. 이전에는 1위나 2위만 했던 가수인데  부활의 소나기를 아이리쉬 편곡을 통해서 불렀는데 7위를 했습니다.  전 오늘 소나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항상 고음과 내지르는듯한 천편일률적인 박정현표 노래에서 소근거리며 말하듯 부른 소나기가 좋았습니다.

소나기라는 노래 자체가 고음부분이 많이 없어서 좀 심심하겠다 싶었는데 제 예상은 틀리지 않았네요.
잔잔한 노래는 힘든가 봅니다.  이 나가수를 보면서 느낀것은 선곡과 편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BMK 같은 경우는 선곡운이 좋아서 쉽게 안심할 수 있었고요.   

공교롭게도 김범수와 박정현등  새로운 것을 시도한 가수는 모두 7등을 했습니다. 대중이 원하는 것을 불러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사실 이 부활의 소나기라는 노래는 큰 인기를 끈 곡이 아니였지요. 원곡 자체가 생소하다보면 대중인 청중단의 호응을 이끌기 힘든듯 합니다.   물론 '미아'같은 박정현의 곡은 큰 인기를 끌긴 했지만 소나기로는 박정현식  내지르는 노래로 만들긴 힘든가 봅니다.

다시 김연우 이야기를 해보죠.
전 김연우라는 가수를  잘 모릅니다. 노래는 가끔 들었는데  얼굴을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번 '나가수'를 통해서 확실히 알았고 그의 예능감도 느꼈습니다.

이제는 연우신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 김연우가 탈락했습니다. 김연우는  딴지총수인 김어준의 말대로 직구를 던지는 스타일의 노래를 부릅니다. 흔한 기교하나 안쓰는 가수입니다.  이런 스타일은 포크볼과 너클볼과 슬라이더가 난무하는 '나가수'에서 이기기 힘듭니다.  이런 이유로 지지난주 6위 오늘 4위를 합니다. 4위를 한것도 김연우식의 직구가 아닌 커브를 간간히 섞었으나 한계가 있네요.

하지만  김연우가 탈락했다고 해서 그의 인기가 떨어진다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김연우는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또한  탈락했다고 해서 노래를 못하는 가수라고 낙인을 찍히는 것도 아니죠

"신문이 당신에 대해 뭐라 하든지 신경 쓰지 말라. 그 길이만 생각해라."  -앤디 워홀-

미디어와 대중을 이용할 줄 알았던 예술가 앤디 워홀은 많은 욕을 대중과 언론에게 먹었죠. 하지만 앤디 워홀은 영리하게도 그걸 이용했습니다. 욕을 하던 칭찬을 하던  신문과 뉴스에  자신의 이름이 담긴 기사의 길이만 중요시 했습니다.

김연우는 탈락했지만 지난 3주간 그리고 앞으로도 김연우라는 기사는 쏟아질것입니다.
이런이유로 김연우 자신과 대중과의 소통면에서는 탈락자도 루저도 아닙니다.

임재범도 관객이 그리워서 방송으로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대중예술인들은 대중이라는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습니다.  많은 대중예술인과 대중가수들이 대중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대중이 그 음악을 들어주면 딱 좋은데  요즘 세상이 그런가요?
승자독식 세상이라서  몇몇 소수의 권력기획사들이 모든 것을 다 쥐락펴락하고 있죠.  대중들은 소수의 가수들의 노래만 듣고 그게 대중가요의 전부인양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가수는 그런 가수들 즉 능력자들이지만 대중과의 만남이 소원해준 가수들의 해방구가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김장훈이 나가수에 나가지 않겠다고 했죠. 


문제점도 많고 고쳐야 할 저도 많고 난관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나가수가 보여주는 노래에 대한 진중함이 사람들을 일요일 저녁 채널을 고정시켜 놓게 하고 있습니다.  나가수 리그에 들어갔다는 자체만으로 그 대중가수는 성공한 것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고 비록 떨어지더라도  미디어에서 많은 이야기를 생산해낸다는 자체만으로 나가수 리그 가수들 모두가 위너입니다.  다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짙어지듯  나가수라는 블랙홀로 빛이 다 빨려들어가면 다른 여러가수들에게 갈 빛이 모자르게 되는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듭니다.   그럼에도  대중이 다시 음악을 .. 특히 30대 이상 중장년층이 음악을 다시 듣게 한 계기가 된것은 아주 고무적인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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